영탁 없는 영탁 막걸리? 이름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
영탁 없는 영탁 막걸리? 이름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
가수 영탁, 한 막걸리 회사와 '영탁' 상표권 놓고 분쟁 중
상표법에 따르면 "저명한 사람 이름 등으로 상표 받을 수 없다⋯등록하려면 승낙받아야"

당분간 시중에서 '영탁 막걸리'를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가수 영탁과 막걸리 제조판매사(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이름을 놓고 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밀라그로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및 예천양조 인스타그램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막걸리 한 잔'이라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영탁. 지난해 1월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이 노래를 부른 후, 한 회사의 막걸리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막걸리 이름은 그의 이름을 그대로 딴 '영탁'이었다. 가수 영탁과 그의 노래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 막걸리를 즐겨 마셨다.
그런데 당분간 시중에서 '영탁 막걸리'를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가수 영탁과 막걸리 제조판매사(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이름을 놓고 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예천양조 측은 "가수 영탁과 광고 전속 계약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 영탁 측이 광고료 등으로 3년간 150억원을 요구해, 재계약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탁 측이 무리한 금액을 제시해, 회사 사정상 계약을 이어갈 수 없었다는 취지였다.
예천양조 측은 가수 영탁과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종전처럼 '영탁 막걸리'라는 상표는 그대로 쓰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같은 날 가수 영탁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영탁 소속사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예천양조가 영탁의 동의 없이도, '영탁'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계약이 결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광고 계약금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양측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을 찍으면, 쟁점은 딱 하나다. '영탁'이라는 이름을 누가, 어떻게 쓰느냐다.
처음부터 예천양조는 '영탁'이라는 이름을 꼭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지난해 1월, 노래 '막걸리 한 잔'이 화제가 된 후 특허청에 곧장 상표등록을 시도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 같은 예천양조의 상표등록을 거절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6호가 그 근거였다.
우리 상표법은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나 명칭, 예명, 필명 등 그들을 약칭하는 상표'는 등록을 쉽게 받아주지 않는다. 이른바 '저명인사 등록' 규정이다. 함부로 등록을 받아주면, 그 사람의 인격권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영탁'의 경우가 그러했다.
결국 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이름으로 막걸리 상표권을 등록하려면 가수 영탁의 동의가 필요했다.
예천양조는 영탁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영탁 막걸리를 출시했고, 흥행에 성공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영탁이 '영탁 막걸리'라는 상표권 등록에는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측은 상표권 등록의 동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예천양조 측은 예천양조가 상표를 출원하는 것을 전제로 영탁에 조건을 제안했다. 영탁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영탁이 출원하는 상표를 예천양조가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제안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평행선을 달리다 영탁과 영탁막걸리(예천양조)는 결별했고, 최근 그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이 싸움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일단 예천양조가 당분간 '영탁 막걸리'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는 있다. 새로운 상표권자가 생기기 전까지는. 상표를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상표를 사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뿐이다. 쉽게 말해, 다른 양조장에서 '영탁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출시하더라도 예천양조는 그 사용을 제지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가수 영탁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이름의 당사자인 만큼 인격권·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예천양조를 비롯한 다른 사업자들은 영탁 막걸리 사용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