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결정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간통죄' 때문에 법정에 다시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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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결정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간통죄' 때문에 법정에 다시 선 사람들

2023. 02. 23 09:3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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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간통죄

이후 간통죄로 '재심' 청구하는 사례⋯최근 3년간 20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형법 제241조. 하지만 지금도 법원에서는 여전히 간통죄를 두고 재판이 열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형법 제241조(간통)

①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

② 전항의 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한다. 단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한 때에는 고소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헌재)는 위 간통죄가 헌법상 인격권·행복추구권(제10조),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제17조)를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간통죄는 폐지됐고, 불륜을 형사 처벌하는 건 불가능하게 됐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형법 제241조. 하지만 지금도 법원에서는 여전히 간통죄를 두고 재판이 열리고 있다. 상간자 위자료 소송이 아니다. 과거 간통죄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이들이 헌재의 위헌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하고, 무죄를 선고받으면서다.


대법원이 공개한 최근 3년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총 20건이었다(2월 8일 기준). 이들은 어떤 이유로 재심 청구를 하는 걸까. 또한 재심 판결 내용은 어땠을까.


지난 2008년 10월 31 이후 '유죄' 사건만 재심 청구 가능

형법이 제정된 지난 1953년부터 간통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약 10만명이다.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이들 모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법을 살펴봐야 한다. ①헌법재판소법 제47조는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은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한다(제2항). 다만, ②'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해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 ③그 결정이 있는 다음 날로 소급해 효력을 잃는다고 명시하고 있다(제3항). 소급이란 법률의 효력이 과거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이어 ④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제4항).


형법 제241조에서 규정하던 간통죄도 위헌 결정이 내려진 날부터 효력을 잃은 건 맞다(①). 하지만 그간 간통죄에 대해선 4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이 내려졌는데, 마지막이 2008년 10월 30일이었다(②). 이에 따라 그 다음 날인 2008년 10월 31일 이후 유죄가 선고된 판결의 효력이 상실(③)되며, 재심 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④).


실제로 이번에 분석한 판결문 20건에서 확인된 간통죄 유죄 선고일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5년 2월 사이였다. 간통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법원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재심 청구하는 이유⋯명예회복·전과 삭제 등

이렇게 재심 청구를 하려면 우선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던 법원에서 재심 청구 대상이 맞는지부터 확인을 해야한다. 이후 "청구 대상이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을 때야 재심이 가능하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라도 무죄 판결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간통죄 재심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은 '명예회복'을 이유로 꼽는다.


'법률사무소 휴먼'의 임춘화 변호사, '법무법인 새로의 엄진' 변호사. /법률사무소 휴먼·로톡DB


법률사무소 휴먼의 임춘화 변호사는 "과거 간통은 범죄였고, 간통을 저지르면 범죄자라는 판단을 받지 않았나"라며 "명예회복 차원에서 그런 점들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사례를 소개했다. 약 8년 전 간통죄로 처벌받은 의뢰인. 이후 그녀는 남편과 이혼했고, 당시 간통죄로 함께 처벌받았던 상대방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해당 여성은 상대 남성과 함께 간통죄 재심 청구를 했고, 둘 다 무죄 선고를 받았다.


"더 이상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관계이기 때문에 간통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싶어 한 것 같다"고 임춘화 변호사는 평가했다.


법무법인 새로의 엄진 변호사도 "위헌 결정이 나고 7년이 지났지만, 뒤늦게라도 간통죄 재심 청구를 하는 이유는 명예회복일 것"이라고 했다.


전과를 없애려는 목적도 있다. 엄진 변호사는 "그동안 간통죄 전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내다가, 이직 등 변화가 생기면서 재심 청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전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취업이나 사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등을 들여서라도 재심 청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간통죄 무죄 확정을 받는 경우, 국가에 형사보상 청구도 할 수 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국가는 무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해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94조의2 제1항). 해당 비용에는 재판 출석하는 데 사용한 여비, 일당, 숙박료, 변호사 비용 등이 포함된다(제194조의4 제1항).


하지만 비용 전액을 보상해주는 건 아니다. 엄진 변호사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 법원공무원여비규칙 등에 마련된 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보상해준다"며 "변호사 비용의 경우,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지급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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