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로 위치 찾아내, 문 앞에서 망치 들고 기다려⋯간신히 살았지만 그 남자는 징역 10년
흥신소로 위치 찾아내, 문 앞에서 망치 들고 기다려⋯간신히 살았지만 그 남자는 징역 10년
피해자가 신변보호까지 받고 있었지만⋯경찰 피해 범행
망치 준비해 피해자 무차별적으로 때렸지만, 재판에서는 "계획한 것 아니다"

폭력에 못 이겨 "헤어지자" 이별을 통보했지만, 칼을 들고 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 언제 어디서 '그'가 나타날지 몰라 항상 두려움에 떨었다. 그리고 진짜 그가 나타났다. /셔터스톡
A씨는 항상 조심스러웠다. 언제 어디서 '그'가 나타날지 몰라서다. 폭력에 못 이겨 "헤어지자" 이별을 통보했지만, 칼을 들고 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 당시 지나가던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목숨을 부지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 일 이후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고, 긴급상황을 대비한 스마트워치도 항상 차고 다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그녀의 그런 불안감은 실제 범죄로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출근을 하려고 현관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는 그 B씨를 맞닥뜨렸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망치가 날아왔다. B씨는 그야말로 쉴 새 없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 막을 새도 없이 날아오는 흉기를 맞을 수밖에 없던 A씨. 사력을 다해 마지막으로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눌렀다.
하지만 B씨는 A씨가 경찰을 호출하는 것을 보고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가 상당한 양의 피를 흘리고 쓰러지고 나서야 B씨는 '망치질'을 멈췄다. 스스로 멈춘 게 아니었다. 그제서야 비상호출에 경찰이 A씨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곧 경찰이 들이닥칠 것을 문득 깨달은 그는, 그 길로 도주했다. 그렇게 B씨는 살인 '미수' 혐의를 받게 됐다.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B씨의 범행 준비는 치밀했다. 이 살인미수 범행일 발생하기 일주일 전에도 B씨는 흉기를 들고 A씨를 찾아왔었다. 이별을 통보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흉기를 들이밀며 납치하려고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피해자 저항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손을 베이기도 했다.
그 후 B씨는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됐고, A씨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게 됐다. A씨는 거처도 옮겼다.
그러자 B씨는 집요하게 A씨의 새 주소를 찾았다. 결국 흥신소를 통해 A씨의 동선과 소재지를 파악했다. 알아낸 주소 근처 건물 옥상에 올라가 A씨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 시간만 약 12시간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A씨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귀가하고 있었다. 그걸 본 B씨는 옥상에서 내려와 아파트 안 방제실에 몸을 숨겼다. 그곳에서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는 다음 날 새벽. A씨 집 문 앞에 대기했다. 마스크를 쓰고, 손에는 망치를 든 채였다.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법정에서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했다.
의도적으로 A씨가 머무는 곳을 파악하고, 미리 범행 도구를 챙겼으며, 경찰을 피해 잠복하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렀지만 "고의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을 맡은 인천지법 표극창 부장판사는 판결문에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범행 기회를 노리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썼다.
또한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다면 생명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죄질도 나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전처를 폭행한 전력 등을 봤을 때 폭력성이 점점 강화되고 있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이에 표 부장판사는 B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접근 금지 명령도 추가적으로 부가했다.
다만, 이번에도 '다행히'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친 것이 유리한 양형사유로 반영됐다.
B씨는 항소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범행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단지 "피해자의 머리를 몇 차례 때린 것일 뿐"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열린 2심. 서울고법 윤강열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잠복하고 있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더불어 "고의성이 없었다"는 B씨측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는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징역 10년을 유지했다.
B씨는 이번에도 불복해 대법원까지 사건을 가져갔지만, 지난 8월 기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