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이 뭐 이래!" 법정 떠나며 욕설 내뱉은 피고인들...재판부는 양형에 반영했다
"판결이 뭐 이래!" 법정 떠나며 욕설 내뱉은 피고인들...재판부는 양형에 반영했다
수원지법 & 안산지원 판결문 분석
재판장 "법정 난동은 사법권 침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재판장의 입에서 "주문"이라는 단어가 떨어지는 순간, 법정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는다. 피고인에게는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긴장되는 순간이다. 대부분은 고개를 숙이거나 한숨을 내쉬며 결과를 받아들이지만, 간혹 분노를 참지 못하고 선을 넘는 이들이 있다.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내뱉는 피고인들. 이들의 뒤끝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을까? 최근 공개된 두 건의 판결문은 법정에서의 태도가 양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판결 맘에 안 들어"… 마약 사범의 객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 그는 필로폰을 수차례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는 자신이 반성하고 있으며, 마약을 유통한 것이 아니라 단순 투약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수원지방법원 제3-2형사부)는 A씨의 항소를 단칼에 기각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A씨가 1심 선고 직후 보여준 그 행동 때문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1심 선고가 끝나고 법정을 나가면서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폭언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재판부는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판결문에는 A씨의 행동에 대한 재판부의 엄중한 꾸짖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법정질서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법권 및 사법질서를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로서 그 사안이 가볍지 않다."
재판부는 A씨가 반성문을 내고 동거인이 선처를 탄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보여준 난동을 중대한 위법행위로 규정하며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저 사람이 먼저 욕했다니까!"… 경비원의 적반하장
또 다른 법정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파트 경비원인 피고인 A씨는 관리사무소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대표 B씨에게 질책을 받자 격분했다. 그는 B씨의 뺨을 때리고, 길이가 85cm에 달하는 삽이 빠진 나무 자루를 들어 올리며 위협했다. 특수폭행 혐의였다.
법정에 선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가 먼저 욕설을 해서 그랬다"며 자신의 폭행을 피해자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A씨는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면서 자신을 제지하는 법원 직원들을 향해 계속하여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탓을 하는 것도 모자라, 법원과 직원들에게까지 화풀이한 것이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심우성 판사는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피고인의 태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 "피고인이 법정에서도 퇴정을 하면서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법원 및 법원 직원에 대하여 욕설을 하였던 점에 비추어도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A씨가 수사기관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법정에서야 뒤늦게 인정한 점, 그리고 법정에서의 소란 등을 종합할 때 "기존 약식명령 상의 벌금형은 너무 가볍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범죄 사실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재판을 받는 태도까지도 엄격하게 심판했다. 법정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 재판장의 눈은 피고인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제3-2형사부 2025노4779 판결문 (2025. 10. 14. 선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고정478 판결문 (2025. 8.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