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간호한 형의 '마지막 부탁' 들어준 동생⋯형제 비극에 법원도 '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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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간호한 형의 '마지막 부탁' 들어준 동생⋯형제 비극에 법원도 '선처'

2020. 07. 20 16:32 작성2020. 07. 20 17:29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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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 '사고' 이후 누워만 있던 형의 마지막 부탁 "이제 그만하고 싶다"

'자살방조죄'로 재판에 넘겨진 동생⋯긴 세월 형 돌본 '사정' 참작해 집행유예 선고

14년간 병상에 누워있던 형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 동생. 법원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 사진. /셔터스톡

14년. 형이 병원에 누워 있던 시간이었다. 지난 2005년, 39살에 불의의 사고를 겪은 후 가슴 아래로는 손톱만큼도 움직일 수 없게 된 형. 10년 넘게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형은 어느 날 동생 A씨를 조용히 불렀다.


"너무 힘들다. 그만하고 싶다. '그거' 내 머리맡에 두고 집에 다녀와라."


이 말이 형의 마지막 부탁이었다.


형의 '마지막 부탁' 들어준 동생⋯자살방조 혐의로 재판

다음날 새벽. 형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과다출혈. 타살의 흔적은 없었고, 현장에서는 과도가 발견됐다. 동생 A씨가 형의 부탁으로 미리 준비해 준 '그거'였다.


현행법상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혐의는 '자살방조죄'(형법 제252조). 자살 도구인 칼을 준비해줌으로써 형의 자살 행위를 도운 책임이었다.


재판에서는 '형량'만 정하면 됐다. A씨는 수사를 받을 때부터 범행을 자백했고, 병원 CC(폐쇄회로)TV 등으로 확인된 증거관계도 명확했다.


병원비 부담하고, 오랫동안 형 병간호한 동생의 사정 인정⋯법원, 집행유예 2년 선고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지난 5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법원의 '선처' 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의 결단에 따라 삶을 마감하였다고 해도, 그러한 선택을 돕거나 부추기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며 "피고인(A씨)은 피해자가 자해한 사실을 알고도 약 30분간 병원에 알리는 것을 지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반성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긴 세월 동안 형을 전적으로 간병했다는 점을 유리하게 판단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 병원비 부담을 비롯해 피해자의 간병을 전담하면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들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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