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조형물 아래 숨진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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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조형물 아래 숨진 노동자

2025. 08. 26 19:2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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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m 조형물 아래 19m 굴착기

무리한 작업이 부른 비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강릉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50대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2023년 8월, 높이 25m에 달하는 대학 정문 조형물을 철거하던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작업에 사용된 굴착기(최대 작업 높이 19m)가 조형물의 높이에 비해 부적절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규격에 맞지 않는 장비를 사용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 법의 심판대에 오르다

이번 사고의 책임은 작업 현장의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공사 관계자들에게 돌아갔다. 공사 업체 대표 A씨와 현장 안전보건총괄책임자 B씨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사고를 예방해야 할 최종 책임자였음에도 규정을 무시하고 위험한 작업을 강행했다.


“죄책은 가볍지 않다.” 그런데 왜 집행유예일까?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책하면서도,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중대한 과실로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였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들과 합의를 이뤘다. 이처럼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 있었고, 유족들이 더 이상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이 형량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이는 형사사법 체계가 단순히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 회복과 사회적 화해를 중시하는 '회복적 정의'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형식적인 안전점검은 통하지 않는다

이번 판결은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책임자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법원은 단순히 형식적인 서류나 절차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예상 가능한 모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고위험 작업의 경우, 더욱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함께 작업에 적합한 장비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국, 이 사건은 한순간의 안일함이 한 가족을 무너뜨리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강행했던 책임자들은 결국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었고, 그들이 지불해야 할 대가는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이었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산업 현장에서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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