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게시글 보고 '새끼고양이' 구조했는데, '절도범'으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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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게시글 보고 '새끼고양이' 구조했는데, '절도범'으로 몰렸다?

2026. 08. 04 18:22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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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 나섰다가 오해

CCTV 캡처로 신상 공개 협박까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당근마켓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보고 새벽 퇴근길에 한 공장으로 향했다. 게시글에는 “한 달 된 새끼고양이 가져가실 분”, “주인 없는 고양이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주인 없는 길고양이를 임시보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선의로 한 행동은 ‘절도’라는 오해로 돌아왔다. 게시자가 A씨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캡처해 “절도범”이라며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린 A씨, 정말 절도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주인 없는 고양이” 글 보고 데려왔더니 ‘절도범’ 낙인


A씨가 본 당근마켓 게시글에는 “공장 근처에 사는 주인 없는 고양이들”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현장에 가보니 공장 앞 빨간 플라스틱 통 안에 새끼 고양이들이 뚜껑이 닫힌 채 울고 있었다. 통 안은 고양이들의 배설물로 지저분한 상태였다.


A씨는 세 마리를 데려왔고, 그중 상태가 좋지 않은 한 마리는 원래 있던 곳 근처에 다시 놓아주었다. 나머지 두 마리는 차로 이동하던 중,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운 사이 문틈으로 탈출했다. A씨는 밤새 주변을 찾아 헤맸지만 고양이들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그 후에 터졌다. 처음 글을 올렸던 게시자가 A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캡처 사진과 함께 “절도범”, “오늘 안에 연락 안 하면 신고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심지어 CCTV 캡처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두기까지 했다.


A씨는 오해를 풀고 싶었지만, 섣불리 연락했다가 개인정보가 더 퍼질까 두려운 상황이다.


절도죄 핵심은 ‘고의’…“성립 가능성 낮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에게 절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훔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A씨의 경우 이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인의로 강유진 변호사는 “당근 게시글에 ‘주인 없는 고양이들’이라고 명시해 소유자가 없음을 분명히 했으므로 타인 소유를 전제로 하는 절도죄는 성립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 역시 “‘주인 없는 고양이’라고 명시된 게시글을 보고 행동했고 캡처본도 보유하고 있으므로, 타인 소유임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고양이들을 관리해왔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주장하며 형사 고소할 수는 있다”며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은 열어뒀다.


고양이 탈출은 '유기' 아냐…오히려 상대방이 '명예훼손'


A씨가 걱정하는 또 다른 혐의인 동물보호법상 동물 유기죄 역시 성립하기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기죄 역시 ‘고의로’ 동물을 버려야 성립하는데, A씨의 경우는 의도치 않은 사고였기 때문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유기도 고의로 버렸다는 정황보다 이동 중 예상치 못한 탈출이라고 주장한다면 바로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선영 변호사도 “이동 중 탈출한 경위와 밤새 찾은 정황이 있다면 유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법적 책임은 게시자에게 물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게시자가 A씨를 “절도범”이라고 지칭하며 CCTV 캡처 화면을 공개한 행위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헌 변호사는 “상대가 CCTV 캡처와 함께 공개적으로 ‘절도범’이라고 게시하는 부분은 오히려 명예훼손·신상공개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섣부른 직접 연락은 금물…증거 확보 후 법적 대응해야


변호사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섣불리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선영 변호사는 “감정적으로 대응 중인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면 내용이 왜곡되어 공유될 위험이 있으므로, 변호사 명의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연락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강유진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대리인인 변호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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