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목소리가 모여, 대한민국을 움직였다⋯높아진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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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목소리가 모여, 대한민국을 움직였다⋯높아진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2020. 09. 15 20:04 작성2020. 09. 15 20: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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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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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확정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의 경우 최대 징역 29년 3개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안을 확정했다. /대법원 홈페이지⋅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고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는 데 그쳤던 손정우. "국가 망신"이라는 비판 여론까지 나오며,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거셌다. 여기에 'n번방 사건' 관련자들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자 "성범죄는 판결을 먹고 자란다"며 법조계를 향한 불신이 커졌다.


지난 14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첫 양형기준은 국민들의 이런 불신과 분노가 발단이 됐다. 그리고 이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엔 "n번방 가해자들을 엄중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국회 입법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은 약 2만명의 국민에게 관련 의견을 들은 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대법원이 양형기준 결정을 연기하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양형 기준안은 형량이 대폭 강화됐다. 이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두드림'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기준안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의 경우 최대 29년 3개월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할 수 있게 됐다.


최대 29년 3개월⋯사실상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기준 마련

우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는 ①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입과 ②아동·청소년 알선 ③배포 ④영리 목적 판매 ⑤제작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처벌이 낮은 혐의부터 높은 혐의 순이다.


형량의 범위는 상당히 넓게 설정됐다. 전체를 통틀어보면, 최소 형량이 6개월이고 최대 29년 3개월까지 올라간다. 감경과 가중요소를 모두 고려했을 때다.


성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최대 형량이 25년을 초과하는 경우 무기징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무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감경 사유로는 성착취물이 유포되기 전에 삭제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이 있다. 반대로 피해자가 자살을 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면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돼 형이 무거워지는 구조다.


이때, 특별가중인자가 두 개 이상이고 별개의 범죄를 두 개 이상 저지른 경우 '다수범'으로 취급돼 최대 처벌 수위가 적용된다.


더 이상의 솜방망이 처벌은 없도록⋯대폭 강화된 기준 분석해봤다

이번 양형 기준안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자는 여론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얼마나 처벌이 강화됐는지, 발표된 양형기준에 따라 살인죄를 기준으로 비교 분석해봤다.


발표된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과 살인죄 양형 기준의 처벌 수위를 비교 분석해봤다. /조소혜 디자이너
발표된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과 살인죄 양형 기준의 처벌 수위를 비교 분석해봤다. /조소혜 디자이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 중 형량이 가장 낮은 '구입' 혐의(①)는 기본 형량이 10개월~2년이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자에게 알선(②)하는 순간부터, 처벌 수위가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알선죄의 기본 형량은 2년 6개월~6년. 이때부터 살인죄의 최소 형량인 3년과 비슷한 수준의 징역형이 이뤄진다.


알선 혐의의 '다수범'이 되면, 처벌은 최대 18년으로 훌쩍 뛴다. 이는 가중요소가 고려된 '비난 동기 살인죄'(최소 18년 이상)에 준하는 형량이다. 청부 살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배포(③)에 대한 양형기준은 알선 혐의와 동일하다.


만약, n번방 사건의 조주빈처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돈을 받고 판매한 혐의(④)라면 기본이 4년~8년의 징역형이다.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되면 최대 징역 18년, 다수범이면 최대 징역 27년에 처한다.


마지막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⑤)에 가장 강력한 처벌이 이뤄진다. 기본 형량은 5년~9년. 상습성이 인정된다면 최소 형량이 10년 6개월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다수범이라면 최대 29년 3개월로 형량이 훌쩍 올라간다.


해당 혐의들(④⋅⑤)의 최대 형량은 가중요소가 적용된 '중대범죄 결합 살인' 혐의(최소 25년 이상)도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혐의는 살인을 하면서 강간 또는 강도 등의 중대 범죄도 함께 저지른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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