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지른 불, 1억 BMW 전소⋯ "벌금형 없이 무조건 감옥 간다"
홧김에 지른 불, 1억 BMW 전소⋯ "벌금형 없이 무조건 감옥 간다"
울산 모델하우스 주차장 BMW 방화 사건
엉뚱한 직원 차량 태운 50대 구속 기로

모델하우스 직원의 응대에 불만을 품고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지른 50대가 구속됐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28일, 울산의 한 모델하우스 주차장에서 BMW 차량이 전소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50대 남성 A씨는 모델하우스 직원의 서비스 응대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 다음 날 자신의 주거지에서 긴급체포됐다.
보복 대상도 아닌 엉뚱한 피해자⋯ 보상은 중고가뿐
더욱 기막힌 점은 불에 탄 차량의 주인이 A씨가 불만을 품었던 그 직원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화재가 난 차량은 같은 모델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전혀 다른 직원의 소유였다. 이 화재로 차량은 완전히 타버렸고, 소방서 추산 약 1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엉뚱하게 날벼락을 맞은 피해 차주는 가해자 A씨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3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김상민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으로 보상을 받더라도 보험사는 차량의 중고가 한도 내에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며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벌금형 없는 2년 이상의 징역⋯ 초범도 예외 없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죄질을 매우 무겁게 보고 있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반건조물등방화죄’다. 형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르면 타인 소유의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른 경우 벌금형 선택지 없이 오직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만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상민 변호사는 "방화죄는 단순히 재물을 태우는 것을 넘어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라며 "특히 모델하우스 주차장처럼 차량이 밀집하고 건물과 인접한 곳에서의 방화는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법원이 더욱 엄격하게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유다.
‘불멍’이나 ‘추워서’ 변명 안 통하는 이유
범행 후 "추워서 몸을 녹이려 했다"거나 "단순히 불멍을 하려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법원은 피의자의 주관적인 주장보다 객관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인화물질을 미리 준비했는지, 불이 붙은 후 진화 시도를 했는지, 아니면 즉시 현장을 벗어났는지 등을 종합해 고의성을 구분한다"며 "객관적 정황이 과실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실수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방화죄에서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결국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를 가중처벌 요소로 두고 있는데, 서비스 불만과 같은 사소한 시비로 인한 보복 방화는 이에 해당한다.
1억 원에 달하는 큰 피해 금액을 전액 배상하고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는 한, A씨가 감옥행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