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고소에도 '도쿄 아파트' 공격 멈추지 않는 국민의힘, 어차피 처벌 안 될 거 아니까
박영선 고소에도 '도쿄 아파트' 공격 멈추지 않는 국민의힘, 어차피 처벌 안 될 거 아니까
"야스쿠니 뷰・토착왜구" 발언⋯박영선,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장 제출
하지만 공직선거법 벌칙해설에 따르면 "단순 의견 표현"으로 판단될 확률 높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측을 고소했지만 '도쿄 아파트'에 대한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Google 어스⋅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보유한 '도쿄 아파트'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상대 당인 국민의힘 측의 문제 제기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박 후보가 지난 23일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와 국회의원 등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지만, 국민의힘의 파상공세는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의 "해당 아파트는 소형"이라는 해명에 이준석 전 최고의원은 고소장 제출 다음 날인 24일에 "아파트는 일본 도쿄 기준으로 결코 작지 않다"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25일 "도쿄 아파트 임대 소득에 세금을 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이 접수된 후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건 어째서일까. 로톡뉴스가 그 이유를 법적으로 풀어봤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3월 책 '공직선거법 벌칙해설(제10개정판)'을 펴냈다. 이 책은 지난해 4월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대비하고자 출간됐다. 출판 시점 이전까지 검찰이 소화했던 공직선거법 관련 판례들을 모아서 전국 지방검찰청⋅지청에 제공한다. 일관적인 선거법 적용을 위해서다.
이 책에서 제공하는 사례 중 박 후보 고소 건과 맞는 사례를 찾을 수 있다면 기소 여부, 나아가 유・무죄 여부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지난 23일 보도자료에서 "초호화 아파트" "야스쿠니 뷰" "진정한 토착왜구" 등의 표현 때문에 고소장을 제출했음을 밝혔다.
책은 '허위의 사실'을 설명하면서 "단순히 가치 판단이나 평가·희망·추측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허위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의했다. '사실'은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는데, 가치 판단이나 평가는 '사실'의 범주 밖에 있기 때문에 해당 혐의가 성립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박형준 후보의 집이 대마도뷰라고 엮어서 친일 프레임 만드려고 하는데 당신네 후보 집은 그러면 일본 왕궁 뷰입니까?"
이준석 전 최고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 박영선 후보 측이 박형준 후보 집에 대해 "대마도뷰"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그렇다면 당신 후보 집은) 일본 왕궁 뷰"라는 '맞불'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조수진 의원 역시 24일 "도쿄 아파트 일본 왕궁 뷰 논쟁은 민주당 발언에 대한 맞불"이라고 규정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표현이 '사실보다는 가치 판단⋅평가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기준을 삼을 수 있는 건 지난 2013년 서울고법 판례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7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인터넷에서 "친일파의 딸"이라고 지칭한 사람에게 후보자비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친일파'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이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영선 후보를 대상으로 한 '토착왜구'와 같은 표현 역시 같은 기조로 판단된다면, 기소나 처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박 후보자와 관련한) 특정 표현 중에는 사실과 가치판단이 혼재된 것도 있다"며 "(법원 판단 전까지) 특정 표현이 '사실이 아니므로 해당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 별도 죄목을 고소장에 하나 더 적었다. 바로 형법상 '모욕' 혐의.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굳이 '모욕 혐의'를 추가한 이유는 분명하다. 위에서 논의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후보자비방)이 통하지 않을 때, 모욕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법원은 모욕을 두고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정의했다(2003도3972). 즉, 발언 내용이 사실이 아니어도 되고 판단이나 감정 표현을 담아 상대에게 모욕감을 줬다면 발언자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
박 후보 측에서 모욕을 느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박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일반 형법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욕'이라는 죄목을 적었다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