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정답 취소"…과거 사례 보니 수험생에 손해배상 1000만원까지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정답 취소"…과거 사례 보니 수험생에 손해배상 1000만원까지도
역대 대학수학능력시험 7번째 출제오류
"문항 자체가 성립 안 된다" 수험생 주장 통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출제오류 논란과 관련, "정답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이 결국 취소됐다. 역대 수능 가운데 7번째로 인정된 출제 오류다.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번에 수능을 치른 수험생 중 92명이 "해당 문항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지 단 14일 만이다.
이주영 부장판사는 해당 문제에 대해 "명백한 오류가 있고 그러한 오류는 수험생들이 정답 선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적어도 심각한 장애를 줄 정도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논란을 빚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두 동물 종 집단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에 대해 바른 설명을 하는 선택지를 찾게 돼 있었다. 소송을 낸 수험생들은 해당 문제에 따르면 한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오류가 있어 문제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해당 문항의 전제조건이 완전하지 않아도 답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이날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육부는 오후 6시부터 20번 문항에 대해 '전원 정답' 처리한 성적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가 대입 일정에 맞춰 선고 기일을 앞당긴 이유가 있다. 출제 오류가 뒤늦게 인정되면 대입 당락⋅입시 지원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러한 점이 인정돼 실제로 평가원과 국가가 "수험생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도 있다. 지난 2017년 부산고법은 '2014년도 수능 세계지리 복수정답 사태'에서 출제 오류와 구제 절차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에게 손해배상 하도록 판결했다.
2014학년도 수능에선 세계지리 8번 문제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는데, 추후 모두 답안이 정답으로 처리됐다. 당시에도 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소송전이 벌어졌고, 1년에 가까운 법정 공방 끝에 결국 서울고법에서 출제 오류가 인정됐다.
평가원은 뒤늦게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을 위한 구제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미 대입 전형시기를 놓친 수험생들이 많았다. 이에 피해를 본 수험생 94명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부산고법 재판부는 "뒤늦은 구제조치로 1년이 지나서야 대학에 추가 합격했거나, 아예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밖에 없었던 수험생들이 입은 손해가 적다고 볼 수 없다"며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지원한 대학에 탈락했다가 1년 뒤 추가 합격한 수험생 42명에겐 1000만원씩, 대입 당락엔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지원 대학 범위가 줄었던 52명에겐 200만원씩 약 5억원을 "평가원과 국가가 연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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