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합성 사진으로 대통령 저격한 이준석… 정치 풍자인가, 명예훼손인가
AI 합성 사진으로 대통령 저격한 이준석… 정치 풍자인가, 명예훼손인가
대통령 등 공인 비판엔 표현의 자유 폭넓게 인정
명예훼손·초상권 침해 가능성은 숙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 /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AI 합성 사진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정치 풍자의 법적 한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AI 기술을 이용한 정치적 비판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있지만,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등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어 그 경계에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 사진에는 이 대통령을 닮은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고, 옆 모니터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벽에는 "몰아내야 한다"는 문구가 선명하다.
이는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메르스 격리병동을 찾아 "살려야 한다"는 문구 앞에서 통화하던 모습을 정교하게 비튼 패러디다.
이 대표는 이 사진을 통해 "이재명 재판 기획설이라는 음모론으로 사법부 수장을 몰아내려 한다"며 정부·여당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허위와 왜곡으로 민주주의 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 어디까지 막아주나
이 대표의 AI 사진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새로운 형태로, 헌법상 두텁게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특히 대통령과 같은 공적 인물에 대한 공적 관심사를 비판하는 경우, 표현의 자유는 더욱 폭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법원은 "정당의 정치적 논평이나 주장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단정적인 어법이나 수사적인 과장 표현도 용인될 수 있다"고 본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가단66674 판결).
이 대표의 사진 역시 인물이나 사건을 희화적으로 묘사하는 풍자나 만평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만평에 대해 "다소간의 과장과 조롱 등 해학적 요소가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7노485 판결).
즉, AI 사진이 대통령의 정책이나 행보를 비판하기 위한 '풍자적 외피'를 쓴 것이라면, 법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는 괜찮나
하지만 AI 합성 사진은 날카로운 법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다.
명예훼손, 특히 허위사실 유포는 어떨까. 대법원은 "행위 당시 자신이 유포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였을 것을 요한다"고 본다(대법원 93도1278 판결).
이 대표의 사진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과거 사진을 패러디한 것이 명백해, 일반인이 이를 실제 사실로 오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허위사실 유포로 보기 어렵다.
초상권 침해는 "함부로 촬영되어 공표되지 않을 법적 보장"을 의미하는데, 대통령의 얼굴을 사용한 만큼 이 문제는 남는다.
결론적으로 이 대표의 AI 사진은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와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이라는 창 사이의 줄다리기와 같다. 법원은 ① 합성된 사진임이 명백한지, ②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공익적인 정치 비판인지, ③ 일반 대중이 사실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다.
대통령은 최고의 공적 인물이며, 그에 대한 비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일관된 태도다. 이번 사례가 명백한 패러디의 형식을 취한 만큼, 위법이라는 판단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