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면 맞았다고 해" 초등생 자녀들을 35번이나 '학폭 피해자'로 만든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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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면 맞았다고 해" 초등생 자녀들을 35번이나 '학폭 피해자'로 만든 부모

2022. 02. 23 16:39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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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허위진술 강요해 보험금 3300만원 타내

교사, 방송국 직원 등 무고에 잇단 악성 민원도

남편은 징역 8년, 아내는 집행유예

초등학생 두 자녀들을 '학교 폭력 피해자'로 둔갑시켜 보험금을 타낸 40대 부부에게 징역형이 처해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진료를 받게 되면 폭행을 당했다고 말해라."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가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둔갑시켰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두 자녀가 불과 약 8개월 사이에 35번이나 '학교폭력 피해자'가 됐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없었지만, 부모의 강요로 자녀는 병원 등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다. 이처럼 아동의 정서에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통해 부모가 타낸 보험금은 총 3300만원이었다.


교사, 소방관 무고에 잇단 악성 민원도

'일상생활 폭력 상해보험금'을 노린 범행이었다. 해당 보험은 학교 폭력을 당했을 때 보험사에 폭력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면, 1회당 100만원 내외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부모는 이 증거를 마련하기 위해 두 자녀를 이용했다. 지난 2018년 9월 27일부터 2019년 6월 4일까지 총 35차례에 걸쳐 허위진단서를 발급,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타냈다. 부모는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해라"는 등 두 자녀가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계속 만들어냈다. 교사, 방송국 직원, 소방관 등을 무고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다수의 진정과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의 범행으로 피해자들 중 일부는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실형, 아내는 집행유예

결국 40대 부부, 남편 A(47)씨와 아내 B(48)씨가 나란히 형사 법정에 섰다.


이들은 우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 법은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동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무고,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있었다.


1심은 제주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김연경 부장판사)이 맡았다. 재판 결과 주범이었던 남편 A씨에겐 징역 8년의 실형과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이 선고됐다. 아내 B씨는 집행유예였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이 선고됐다.


김 부장판사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로 "피고인 A씨는 재판 중에도 수시로 공공기관 등에 민원을 제기했을 뿐 아니라 현재 보육원에 있는 자녀들을 부추겨 관련 사건을 거짓으로 꾸민 뒤 신고하도록 종용했다"며 "이를 볼 때 재범 위험성이 극도로 높고, 성행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유예를 선고한 B씨에 대해선 "대부분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A씨의 압력에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돼 범행에 가담한 측면이 있는 점,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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