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면 맞았다고 해" 초등생 자녀들을 35번이나 '학폭 피해자'로 만든 부모
"병원 가면 맞았다고 해" 초등생 자녀들을 35번이나 '학폭 피해자'로 만든 부모
자녀에게 허위진술 강요해 보험금 3300만원 타내
교사, 방송국 직원 등 무고에 잇단 악성 민원도
남편은 징역 8년, 아내는 집행유예

초등학생 두 자녀들을 '학교 폭력 피해자'로 둔갑시켜 보험금을 타낸 40대 부부에게 징역형이 처해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진료를 받게 되면 폭행을 당했다고 말해라."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가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둔갑시켰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두 자녀가 불과 약 8개월 사이에 35번이나 '학교폭력 피해자'가 됐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없었지만, 부모의 강요로 자녀는 병원 등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다. 이처럼 아동의 정서에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통해 부모가 타낸 보험금은 총 3300만원이었다.
'일상생활 폭력 상해보험금'을 노린 범행이었다. 해당 보험은 학교 폭력을 당했을 때 보험사에 폭력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면, 1회당 100만원 내외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부모는 이 증거를 마련하기 위해 두 자녀를 이용했다. 지난 2018년 9월 27일부터 2019년 6월 4일까지 총 35차례에 걸쳐 허위진단서를 발급,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타냈다. 부모는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해라"는 등 두 자녀가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계속 만들어냈다. 교사, 방송국 직원, 소방관 등을 무고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다수의 진정과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의 범행으로 피해자들 중 일부는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40대 부부, 남편 A(47)씨와 아내 B(48)씨가 나란히 형사 법정에 섰다.
이들은 우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 법은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동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무고,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있었다.
1심은 제주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김연경 부장판사)이 맡았다. 재판 결과 주범이었던 남편 A씨에겐 징역 8년의 실형과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이 선고됐다. 아내 B씨는 집행유예였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이 선고됐다.
김 부장판사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로 "피고인 A씨는 재판 중에도 수시로 공공기관 등에 민원을 제기했을 뿐 아니라 현재 보육원에 있는 자녀들을 부추겨 관련 사건을 거짓으로 꾸민 뒤 신고하도록 종용했다"며 "이를 볼 때 재범 위험성이 극도로 높고, 성행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유예를 선고한 B씨에 대해선 "대부분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A씨의 압력에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돼 범행에 가담한 측면이 있는 점,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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