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갚다 3년으로? 개인회생 기간단축, 법 개정만으론 안 되는 이유
5년 갚다 3년으로? 개인회생 기간단축, 법 개정만으론 안 되는 이유
2018년 법 개정 후 변제기간 단축 문의
대법원 "법 개정은 소급 적용 안 돼, 다만 '이런 경우'엔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과도한 빚으로 고통받는 채무자를 위한 개인회생제도는,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이 법원이 정해준 계획에 따라 일정 기간 채무를 변제하면 나머지를 탕감받는 제도다.
그런데 이 '변제 기간'을 두고 법원에 문의가 빗발치는 일이 있었다.
기존 5년이던 최대 변제 기간이 3년으로 줄어들자, 이미 5년짜리 상환 계획을 이행 중이던 채무자들이 너도나도 기간을 줄여달라고 나선 것이다.
빚 탕감, 5년에서 3년으로... 희망 본 채무자들
사건의 발단은 2017년 12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시작됐다.
채무자의 빠른 사회 복귀를 돕는다는 취지로,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상한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 것이다.
문제는 법 시행일인 2018년 6월 13일 이전에 이미 5년짜리 변제계획을 인가받아 이행 중이던 채무자들이었다.
이들은 개정법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에 자신의 변제 기간도 3년으로 줄여달라는 '변제계획 변경안'을 제출하기 시작했다.

법 개정만 믿고 신청? 대법원 '퇴짜' 놓은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대법원은 '법 개정' 자체만으로는 기존 변제계획을 변경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정된 법은 시행 이후 새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건부터 적용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미 인가된 변제계획을 믿고 있던 채권자들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크다고 보았다.
법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에 확정된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법률관계를 쉽게 변경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소득·재산 변동' 증명하면 기간 단축 길 열려
다만 대법원은 기간 단축의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는 여지를 남겼다.
법 개정과는 별개로,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후에 채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에 중대한 변동이 생겨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계획 변경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실직이나 급여 감소로 기존 변제금을 내기 어려워졌거나, 반대로 소득이 크게 늘어 빚을 더 빨리 갚을 수 있게 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채무자는 법원에 '변제계획 변경안'을 제출해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때도 '청산가치 보장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쉽게 말해, 개인회생을 통해 갚는 총액이 만약 채무자가 파산했을 때 채권자들이 받을 수 있는 돈(청산가치)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법이 바뀌었다는 소식만으로 기간 단축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 먼저 따져보고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