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쓰고 현금 환불 요구…들어줬다간 사장님도 '철창행'
소비쿠폰 쓰고 현금 환불 요구…들어줬다간 사장님도 '철창행'
소비쿠폰 결제 후 "불만 있다"며 계좌이체 요구
응해주면 업주도 3년 이하 징역 받을 수도

지난 27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한 가게에 쿠폰 사용 안내문이 붙은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주리라 기대했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일부 '얌체' 고객들 때문에 되레 독이 되고 있다. 쿠폰으로 결제한 뒤 상품에 트집을 잡아 현금으로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신종 '쿠폰깡' 수법에 자영업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진상 고객의 갑질을 넘어, 국가 보조금을 빼돌리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 고객이 소비쿠폰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4만 원어치 음식을 배달시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음식을 먹고 토했다"며 막무가내로 계좌이체를 통한 환불을 요구했다. 결국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객의 계좌에 현금을 입금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B씨도 "시술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거리가 멀어 재방문은 어렵다"며 현금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돈을 보내줘야 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이와 유사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환불 요구를 거절하면 악성 리뷰를 남기겠다고 협박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 응하는 순간, 사장님까지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
'현금 환불' 요구한 소비자, '사기죄'로 처벌 가능
소비쿠폰을 이용한 현금 환불 요구는 처음부터 돈을 노린 계획된 행동일 경우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의사 없이, 쿠폰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목적으로 가게 주인을 속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쿠폰은 정부 예산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보조금이다. 이를 현금으로 바꾸는 행위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해당 법은 보조금을 지정된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지급된 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 있다.
요구 들어준 사장님도 '처벌'…대처 방법은?
더 큰 문제는 부당한 요구를 들어준 가게 주인에게도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쿠폰 결제를 취소하고 현금을 내주는 행위는 물품 판매나 용역 제공 없이 자금을 융통해준 '위장가맹'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금지하는 행위로,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고객의 요구를 마지못해 들어줬다가 억울하게 전과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원칙은 간단하다. 소비쿠폰 결제의 환불은 결제 취소를 통한 '쿠폰액 복원'으로만 가능하다. 이는 신용카드 결제를 취소하면 카드 대금이 차감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게에 "소비쿠폰 결제 후 환불은 쿠폰 복원으로만 가능하며, 현금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만약 고객이 막무가내로 현금 환불을 요구하며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결제 내역과 고객의 요구 사항 등을 증거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소상공인과 국민 모두를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제도의 선한 취지가 일부 얌체 고객들의 사리사욕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히 거절하고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