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 살해범 김동환, 국민참여재판 신청… 법원 수용 여부 주목
항공사 기장 살해범 김동환, 국민참여재판 신청… 법원 수용 여부 주목
법원, 사건의 복잡성과 특수성 고려
국민참여재판 배제 여부 검토 예정

눈 감은 항공사 기장 살해범 김동환 /연합뉴스
전 직장 동료 6명을 살해 대상으로 정하고 실제 1명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된 김동환(49)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동환의 국선 변호인은 이날 법원에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와 피고인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건을 맡은 부산지법 형사7부는 해당 서면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지, 혹은 배제 결정을 내릴지 검토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오는 5월 19일로 예정된 첫 공판 이전에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치밀하게 계획된 보복 범죄
김동환은 지난 3월 17일 오전 5시 30분경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하루 전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거주하는 또 다른 기장 B씨의 집을 찾아가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실패했다.
A씨 살해 직후에도 경남 창원에 있는 전 동료 C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추가 범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이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14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 조사 결과, 공군 정보장교 출신인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및 조종사 출신인 피해자들이 비조종사 출신인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했다고 믿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모욕적인 언사로 인해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고 결국 퇴사하게 되어 인생이 파멸했다고 여겨 범행을 결심했다.
특히 6명의 살해 대상 목록을 미리 작성하고, 1차 목표인 4명 중 범행이 여의치 않으면 나머지 2명을 노리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참여재판 성사 가능성과 핵심 쟁점
현행법상 김동환이 기소된 살인죄는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국민참여재판 대상에 해당하며, 피고인의 신청 절차도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다만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단할 경우 배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사건은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사전에 살해 목록을 작성한 계획범죄라는 점에서 사안이 복잡하여 배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국민참여재판이 성사된다면 핵심 쟁점은 '살인의 고의성' 인정 여부가 될 전망이다.
김동환이 흉기를 사용해 A씨를 살해하고 B씨의 목을 조른 점, 사전에 명부를 작성한 객관적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미필적 고의를 포함한 살인의 범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이 내리는 평결은 법적인 기속력이 없는 권고적 효력만을 지닌다.
따라서 배심원단이 무죄를 평결하더라도 재판부가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엄격한 절차를 거친 배심원의 만장일치 평결은 재판부의 심증에 부합할 경우 원칙적으로 존중되며, 법원이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판결을 내릴 때는 판결서에 반드시 그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