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시간 만에 뇌 손상 입고 사지마비 된 신생아…법원 "7억 손해배상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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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1시간 만에 뇌 손상 입고 사지마비 된 신생아…법원 "7억 손해배상 해라"

2021. 04. 02 18:56 작성2021. 04. 08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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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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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 검사 등 아무런 이상 증상 없었지만⋯뇌 손상 입은 신생아

재판부 "병원 측이 손해배상 하라"⋯1심 8억 3000만원 → 2심 7억원 인정

태어난 지 1시간 만에 의료 과실로 뇌 손상을 입고 사지마비가 된 아기. 법원은 "7억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욕창방지용 매트, 그리고 특수 침대. A씨가 첫아기를 출산하자마자 찾아봤던 물건들. 일반적인 아기용품과는 조금 다른 이 물건들은 태어나자마자 의료사고로 장애를 안고 살게 된 자신의 아이를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알아봐야 했던 보조기구다.


A씨의 아기는 태어난 지 1시간 만에 사지마비, 뇌 손상 등을 진단받았다. 아기의 기대 수명은 25살. 거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모든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A씨 아기는 분명히 건강했다. 출산 전 각종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 소견도 없었다. 하지만 출산 당일에 겪어선 안 될 악몽을 겪으며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그날, 대전의 한 산부인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기가 가사 상태로 태어났지만⋯적절한 응급조치 없이 기다리다 화 키웠다

출산 약 한 달 전, A씨는 "탯줄이 태아의 목을 2번 감고 있다"는 진찰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 출산 일주일 전에 한 줄이 풀려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제왕절개 대신 자연분만을 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이런 증상(탯줄이 태아의 목을 감고 있는 현상)은 전체 임신의 25%에서 확인되며, 자연분만을 해도 대부분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불행히 A씨에겐 심각한 문제로 번졌다. 분만 과정에서 탯줄이 아이의 목을 조인 것. 아기는 가사(假死·호흡 같은 생명 활동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태) 상태로 태어났다.


이후 병원 측의 대응이 화를 키웠다. '늦장' 대응을 한 것이다. 출생 직후 자발 호흡이 없었고, 심박수가 100회 미만인 상태였던 A씨의 아기. 산소포화도 역시 낮아 기관 내 삽관을 고려했어야 했지만, 30분간 앰부배깅(ambu-bagging⋅산소마스크에 연결된 고무주머니를 직접 손으로 짜주어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행위) 조치만 취했다.


재판 과정에서 나온 한 대학병원장의 감정에 따르면 당시 삽입 등의 조치가 곧바로 이뤄졌다면 아기는 회복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병원은 이러한 조치 없이 수동 호흡기를 사용해 아기의 산소포화도가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아기의 증상은 뇌 손상으로 이어졌다. 뒤늦게 인근 대학병원으로 호송됐지만, 손쓰기엔 너무 늦은 상태였다.


법원, 주치의와 당직의 등 책임 인정⋯1심 8억 3000만원 → 2심 7억원 인정

A씨 등은 병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주치의와 당직의, 병원 운영자 모두를 대상으로 연대 책임을 물었다.


1심을 맡은 서울북부지법은 이들 모두의 과실을 인정했다. "총 8억 3000만원 상당을 A씨의 가족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손해배상금액으로는 치료비와 A씨 아기의 기대수명(25세)까지 일실수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입) 등이 포함됐다. 일실수입 계산에 반영된 A씨 아기의 노동능력상실률은 100%였다. 그 외 간병비, 보조구 비용 및 위자료 등도 배상금액에 포함됐다.


피해자 측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이원'의 정이원 변호사. /로톡DB
피해자 측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이원'의 정이원 변호사. /로톡DB

2심에서는 배상금액이 약 7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출산은 모든 기술을 다해 진료를 하더라도, 예상외의 결과가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고도의 위험한 행위"라며 "태아와 산모의 신체적 원인으로 뇌 손상이 악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측을 대리한 의사 출신 정이원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원)는 "병원은 처음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했었다"며 소회를 전했다.


다만 "병원도 마지막에서는 어느 정도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소송 과정에서 가족들의 고통이 컸지만, 인내하고 노력해 병원의 잘못을 밝혀내고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로톡뉴스=안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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