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몰며 영업하는데 무직이라니..." 양육비 깎아달라는 꼼수, 통할까?
"외제차 몰며 영업하는데 무직이라니..." 양육비 깎아달라는 꼼수, 통할까?
SNS 홍보 활동·외제차 운행 적발된 전 남편의 '감액신청'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양육비 줄이려 '위장 무직' 행세... 괘씸해서라도 물러설 수 없습니다."
이혼 후 약속된 양육비를 한 푼도 주지 않던 전 배우자가 돌연 '돈이 없다'며 양육비를 반으로 깎아달라고 소송을 걸어왔다. 합의된 양육비 월 200만 원을 받지 못해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하자, 상대방은 '무소득'을 주장하며 월 100만 원으로 감액을 요구한 맞불 작전이었다. 그러나 생활고를 호소하던 그의 실상은 달랐다.
약속된 200만 원, 단 한 번도 지급하지 않아
A씨는 자녀 2명을 양육하는 조건으로 전 남편 B씨와 합의 이혼했다. 당시 B씨는 자녀 1인당 100만 원씩, 매월 총 20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B씨는 이혼 직후부터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가 법원에 양육비 이행명령을 신청하자, B씨는 곧바로 감액신청서를 제출했다. 직장이 없어 소득이 없으니 양육비를 자녀당 50만 원으로 줄여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듣기 위한 심문기일을 지정하고 소환장을 발송했다.
'무직'이라더니 BMW 굴리며 SNS 홍보?
B씨의 주장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았다.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B씨는 현재 SNS를 통해 자신의 영업 활동을 활발히 홍보하고 있었다. 심지어 고가의 외제차인 BMW를 운행하고 다니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호화로운 생활이었다. A씨는 즉시 B씨의 SNS 활동 내역과 차량 운행 사실을 캡처해 준비서면과 함께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과연 법원은 '무소득'을 주장하는 B씨의 손을 들어줄까.
쟁점 1. 감액신청 전 밀린 양육비도 깎이나?
B씨가 감액을 신청했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미지급 양육비까지 소급해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창주 변호사(법률사무소 문)는 "양육비 감액신청은 신청 시점 이후의 장래 양육비에 대한 조정을 구하는 것"이라며 "그전까지 발생한 미지급분은 당초 합의한 월 200만 원 기준으로 산정되어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감액 판결이 나더라도 과거의 빚(미지급 양육비)은 탕감되지 않는다.
쟁점 2. 뻔히 보이는 거짓말, 감액 받아들여질까?
법조계는 B씨의 감액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양육비 감액은 실직, 파산 등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도저히 기존 양육비를 부담할 수 없을 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장성원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원)는 "SNS 영업 활동과 외제차 운행은 무소득 주장과 모순되는 강력한 반박 증거"라며 "제출된 증거들은 B씨의 주장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데 매우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종윤 변호사(법무법인 한설) 역시 "소득이 불분명할 경우 법원은 지출 규모나 자산 상태(BMW 소유 등)를 통해 소득을 추정한다"며 "허위 신고 가능성이 높아 감액신청 기각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쟁점 3. 심문기일 불출석 시 불이익은?
B씨가 심문기일에 나오지 않을 경우, 단순히 과태료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심문기일은 법원의 정식 출석 요구이므로 불출석 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중요한 것은 재판의 유불리다.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주장이 그대로 인용되거나, 불성실한 태도로 비춰져 재판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거 앞세워 미지급분 전액 받아내야
A씨의 경우, 상대방의 경제력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SNS, 차량 등)를 이미 확보했으므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액신청 기각을 이끌어낸 뒤, 기존 미지급분에 대해 강력한 이행명령과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액신청이라는 꼼수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한 양육비 채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꼼꼼한 증거 수집과 적극적인 법적 대응만이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