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와 조현수 도피 도운 사람들…'이렇게'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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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이은해와 조현수 도피 도운 사람들…'이렇게' 처벌된다

2022. 05. 02 14:23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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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검거된 가운데 이들의 도피 생활을 도운 조력자가 있는 것으로 검경 합동수사팀은 보고 있다. 만약 피의자들의 도피 등을 도운 사람이 있다면, 형법 제151조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편집자 주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발행 당시 이은해와 조현수의 도피 생활을 도운 조력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사가 작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조력자 2명은 구속됐습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지난 16일 도주 4개월 만에 검거됐다. 이들은 대범하게도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수사기관이 바짝 뒤를 쫓는 와중에 이런 생활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검경 합동수사팀은 피의자들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가 있는 것으로 봤다. 누군가 피의자들에게 은신처를 내주거나, 신용카드를 빌려주는 등의 정황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피의자들의 도피 등을 도운 사람이 있다면, 형법 제151조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 조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제1항). 다만, 조력자가 친족일 경우엔 처벌하지 않는다(제2항).


이은해와 조현수의 경우도 가족 등이 이들의 도피를 도왔다면, 처벌할 수 없다. 만약 이 경우가 아니라면 처벌을 각오했을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큰 처벌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그 이유는 판결문에서 찾을 수 있다.


숙박비 결제해 주거나, 도피 자금 마련 돕거나

우선 로톡뉴스는 최근 2년간 범죄자를 숨겨주거나 수사를 방해한 사례를 찾아봤다. 이 기간 범인은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총 5건. 범인도피 사건의 경우 총 11건이었다. 이 중엔 음주운전을 숨겨주려 "내가 운전했다"고 허위진술 등을 한 사건(9건)도 있었는데, 이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고 2건의 사건만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법에서 말하는 '범인은닉'은 수사기관 등에 체포·발견되지 않도록 범인을 감추거나 숨기는 행위다. '범인도피'의 경우 범인에 대한 조사나 수사 등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그래픽 =조소혜 디자이너
법에서 말하는 '범인은닉'은 수사기관 등에 체포·발견되지 않도록 범인을 감추거나 숨기는 행위다. '범인도피'의 경우 범인에 대한 조사나 수사 등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그래픽 =조소혜 디자이너


우선 법에서 말하는 '범인은닉'은 수사기관 등에 체포·발견되지 않도록 범인을 감추거나 숨기는 행위다. 피고인들의 구체적인 은닉 행위를 살펴보면, 도피 중인 지인을 자신의 집에 숨겨 주거나 자신의 신용카드로 숙박비를 대신 결제한 뒤 모텔 등에 숨어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여러 지역의 숙박시설을 돌아다니며 함께 은닉 생활을 이어간 경우도 있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수시로 은신처를 옮긴 것이었다. 피고인들이 숨겨주려던 피의자들의 혐의는 사기, 공직선거법 위반, 상습 도박 등으로 가볍지 않았지만 그랬다.


'범인도피'의 경우 은닉이 아닌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조사나 수사 등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도피 자금을 마련하거나, 범인의 동선을 묻는 경찰에게 거짓말을 하여 도망을 수월하게 하는 등의 행동이다.


재판부 "국가 형사사법기능 방해" 지적했지만, 처벌은⋯

우리 법원은 범인은닉죄 또는 범인도피죄에 대해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을 저해한다", "국가형벌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국가의 형사사법기능과 수사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는 등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전체 판결문(7건) 중 실형은 없었다.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이었다. 먼저 범인은닉 사건(5건)에선 징역형의 집행유예 3건, 벌금형 2건이었다. 이 중엔 한 명의 범인을 숨겨주기 위해 5명이 도운 사건도 있었다.


최근 2년간 범인은닉 또는 범인도피죄로 기소된 사건 중 실형이 나온 건 한 건도 없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2년간 범인은닉 또는 범인도피죄로 기소된 사건 중 실형이 나온 건 한 건도 없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회사자금 약 200억을 빼돌려 상습도박으로 탕진한 A씨의 은닉을 도와준 경우였다. A씨의 지인 5명은 약 한 달간 모텔을 바꿔가며 숨을 장소를 마련해 주거나, 은닉 자금을 댔다. 차량으로 A씨를 공중전화 부스로 이동시킨 뒤 가족과 통화하게 해주거나, 평소 먹던 약을 챙겨주기도 했다. 경찰 수사 상황도 알려줬다. 지난 2020년 11월, 부산지법 형사9단독 김상현 부장판사는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반성하고 있다"며 5명 모두를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B씨 등 두 명은 강간죄 등을 저지른 지인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도 그의 도피 생활이 수월하도록 모텔 투숙을 도왔다. 지인이 굶지 않도록 식사를 챙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B씨 등이 반성하고, 오랜 친분 관계 때문에 이 범행에 이르렀다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고용주의 지시로 범인도피를 도운 사건도 있었다. C씨 등 두 명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수재 등)로 수사를 받다가 도주한 사장 지인의 도피를 도왔다. 주식을 대신 팔아 도피 자금을 마련해 주거나,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차량을 이용해 리조트에 데려다줬다.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횡령)로 도주 계획을 세우던 고용주의 도피 자금 마련과 운반을 돕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고용주의 지시를 따랐고 초범이라는 점 등이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벌금형이 나온 사안도 가볍지 않았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도주한 지인의 숙박비를 대신 결제해 주는 등 은닉을 도와준 D씨. D씨는 자신의 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기도 했지만, 특정한 이익 등을 염두에 두고 돕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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