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침수된 EV6…"운전자가 차값 전액 물어야 한다"는 말, 사실인지 변호사와 따져봤다
갯벌에 침수된 EV6…"운전자가 차값 전액 물어야 한다"는 말, 사실인지 변호사와 따져봤다
서해안 갯벌에서 차량 몰다 밀물에 잠겨 고립⋯경찰차에 소방차까지 출동
"렌트한 것 같은데, 신차값 물어야 할 듯" 분석 지배적인 가운데⋯
정말 보험처리 안 되는 걸까? 변호사와 함께 분석해봤다

갯벌 한복판에 있는 차량 한 대. 물이 빠진 갯벌에 차를 끌고 들어갔다가, 고립된 것으로 보였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문제가 된 사진은 갯벌 한복판에 있는 차 한 대.
물이 빠진 갯벌에 차를 끌고 들어갔다가, 고립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 거기다 밀물이 밀고 들어오며 차량이 물에 잠겼고, 결국 경찰차와 소방차도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사진 속 차량이 최근 기아에서 출시한 전기차 EV6라는 사실과 함께 렌트한 차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면서 "전기차라 침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며 "빌린 사람이 신차 값을 업체에 물어줘야 할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EV6 신차 가격은 약 4600만원 정도다.
빌린 차를 끌고 갯벌로 들어간 운전자, 정말 차 값을 모두 물게 되는 걸까? 로톡뉴스가 변호사들에게 직접 물었다.
일단 대여한 차량을 끌고 갯벌에 진입한 것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근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동차 대여 표준약관(이하 약관)에 있다. 약관은 차량 대여자가 차량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약관을 토대로 각 렌터카 회사는 개별 약관마다 금지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토사와 수분 등 이물질로 인해 차량이 손상될 수 있는 장소, 즉 정상적인 도로 이외의 지역을 운행하거나 주·정차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사건 운전자는 흙과 바닷물이 있는 갯벌에서 차를 몰았고, 이로 인해 침수까지 됐다. 명백히 차량을 손상시킬 수 있는 행위였던 만큼 이 행위만으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동차 대여 표준약관에는 금지행위 등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보험 보상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상받을 수 없고 회원의 부담으로 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전부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보험처리도 안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
하지만 변호사들은 다소 다른 의견을 보였다. 해당 사고에 있어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최승준 변호사는 "사고 당시 상황을 더 살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고의로 차량을 파손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사진상 차량 진입로와 갯벌의 높이 차이가 심하지 않아 보인다"며 "차량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100% 운전자의 책임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곳에 차량 진입로가 있었는지 △차량의 갯벌 진입을 막는 표지판이나 인력이 있었는지 △차량 진입 시 바닷물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송인엽 변호사 역시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했다. 다만 "갯벌로 차량을 끌고 간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운전자의 과실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차량 대여자의 귀책 사유로 인한 사고로 인정된다면, 보험에서 보장하는 금액 이상의 수리비는 고객이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송 변호사는 말했다. 또한 "렌터카가 수리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된 경우에는 렌터카의 재구매 및 등록 등에 소요되는 기간의 영업손해를 부담하긴 해야 할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해당 사고 운전자는 보험에 가입했다면 그 보장 범위 내 혜택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자 과실도 있다고 보임에 따라 스스로 져야 할 책임도 분명히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