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안 내고 유흥주점 '꼼수' 운영했더니, 오히려 벌금 300만원 피하고 과태료 10만원
허가 안 내고 유흥주점 '꼼수' 운영했더니, 오히려 벌금 300만원 피하고 과태료 10만원
꼼수 부린 업주의 책임은? 과태료 300만원이 끝인 줄 알았다면 '오산'
더 무겁게 처벌하는 식품위생법 적용 대상

감염병예방법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무허가 유흥주점. 듣기만 해도 무거운 처벌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적발 업소가 무허가였던 덕에 손님들이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체 왜 이런 모순이 생긴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훌쩍 넘겼지만, 마스크는 벗을 수 없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허탈하게 만드는 뉴스가 또 전해졌다.
지난 25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역삼동 모 유흥주점에서 자정을 넘겨서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업주와 접객원, 손님 등 18명이 입건됐다. 심지어 해당 업소는 유흥주점으로 영업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서류상으로는 유흥종사자 등을 고용할 수 없는 일반음식점에 불과했다.
감염병예방법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데다가 무허가 유흥주점이었으니 무거운 처벌이 예상됐다. 하지만 오히려 적발 업소가 무허가였던 덕에, 손님들이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실제로 해당 유흥주점 업주들은 "우리 업소에서는 저녁 10시를 넘기더라도 과태료 10만원이 끝이다"라며 홍보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현행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다중이용시설에 관한 행정조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유흥주점 등은 아예 집합금지 대상이다(①). 그 외 일반음식점이나 카페 같은 시설은 운영 시간만 저녁 10시로 제한하고 있다(②).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할 때와 '운영 시간제한'을 어겼을 때 뒤따르는 법적 책임도 각각 다르다.
우리 감염병예방법은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80조 제7호). 업주와 손님 모두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해당 업소는 서류상으로는 유흥주점이 아니었다. 자연히 집합금지 명령에 따를 의무도 면제다. 업주들은 이러한 틈을 파고들었다. 영업신고 자체는 일반음식점으로 돼 있으니 방역지침을 위반해도 과태료 처분만 나올 거라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감염병예방법상 일반음식점 등이 운영 시간을 넘겨 영업을 했다면 업주는 300만원, 손님은 10만원의 과태료만 내게 된다(제83조).
정리하면, 손님은 허가받은 유흥주점을 몰래 갔을 때 보다 아예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유흥주점을 찾아가는 게 유리했다. 전과기록이 남는 벌금 300만원(① 위반) 대신 아무 기록도 남지 않는 과태료 10만원(② 위반)만 내면 될 일이었다. 더 큰 불법행위에 가담한 사람이, 덜 처벌 받는 셈이다.
방역지침을 열심히 지키는 사람들을 허무하게 만드는 결과였다. 하지만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방법은 있다. 무허가 유흥주점 업주들이 감염병예방법은 피했을지 몰라도 식품위생법에는 저촉되기 때문이다.
김태민 식품·의약 전문 변호사(대한변협 등록)는 "이번 사안에서 유흥주점 업주들은 식품위생법을 두 개 이상 어긴 상태"라며 "적어도 업주들은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을 때보다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식품위생법은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에서 유흥종사자를 고용해,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접객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제44조). 이를 어긴 업주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제98조).
무허가 영업행위는 더 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유흥주점 등을 운영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영업 목적과 종류에 맞는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제37조 제1항). 그렇지 않고 허가 없이 영업을 이어가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94조 제1항 제3호).
이 사건 업주들은 이달 초 일반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받고, 불법적으로 유흥주점을 운영한 상황이었다. 식품위생법상 무허가 영업행위 등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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