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으로 실제 인형뽑기 기계 원격 조종?…이 사업, 규제 없이 가능할까
폰으로 실제 인형뽑기 기계 원격 조종?…이 사업, 규제 없이 가능할까
획득한 인형은 택배로 배송
'게임산업법' 위반 시 형사처벌 위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모바일 앱으로 실제 인형뽑기나 캡슐토이 기계를 원격으로 조종하고, 뽑은 상품을 택배로 받는 신규 사업을 구상 중인 A씨. 꽝이 없고 현금 환전도 없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A씨의 사업 모델은 단순한 통신판매가 아닌 '게임'으로 분류돼 무거운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한 A씨는 법적 처벌 없이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까?
꽝 없고, 획득한 인형은 택배로…A씨의 '원격 뽑기' 사업 모델
A씨가 구상한 사업은 간단하다. 사용자는 앱에서 원하는 오프라인 기계를 선택해 이용료를 결제한다. 결제 신호가 전달되면 실제 매장에 있는 인형뽑기나 캡슐토이(가챠) 기계가 작동하고, 사용자는 그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한다.
이렇게 획득한 인형, 피규어 등 실물 상품은 사용자의 집으로 배송된다. '꽝'이라 불리는 빈 캡슐은 없고, 획득한 상품을 현금이나 포인트로 바꿔주는 환전 기능도 넣지 않을 계획이다. 결과가 임의로 조작되지 않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A씨는 이 사업이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신고만 마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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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아닌 '게임'으로 판단될 가능성…'등급분류'가 핵심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의 사업이 단순 통신판매가 아닌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상 '게임물'로 분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계의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가 대가를 내고 조작이나 우연을 통해 결과물을 얻는 구조 자체가 게임의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원격 인형뽑기는 이용자의 조작 능력이나 우연성이 개입하는 기계를 원격으로 제어하므로 게임물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격 가챠는 "단순히 대금을 결제하고 캡슐 기계를 1회 회전시켜 무작위 상품을 구매하는 형태이므로, 게임물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랜덤박스 형태의 상품 매매 계약에 가깝게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수 변호사들은 두 서비스 모두 게임물에 해당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판례와 게임물관리위원회 행정해석에 따르면, 이용자가 기기를 조작하여 결과를 얻거나 확률에 의해 상품을 획득하는 구조는 게임물에 해당한다"며 "원격 가챠와 인형뽑기 모두 원칙적으로 게임물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고 봤다.
만약 게임물로 분류될 경우,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반드시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고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을 제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품 가격 1만원 넘으면 불법…'사행성' 논란도 남아
게임물로 분류될 경우, 경품의 가격 제한도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게임산업법은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경품 제공을 엄격히 규제한다. 청소년게임제공업의 전체이용가 게임물에 한해서만 소비자판매가격 1만원 이내의 경품을 제공할 수 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인형뽑기·가챠형 기계는 실무상 게임산업진흥법상 게임제공업으로 분류되어 등급분류 및 경품취급기준(경품 소매가 상한 등)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A씨가 제공하려는 피규어나 인형의 가격이 1만원을 넘으면 그 자체로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금 환전이 없다는 점 때문에 사행행위규제법상 '사행성 영업'에 해당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법무법인 게이트 김범석 변호사는 "획득 상품을 재판매·환금해 주는 구조가 끼어들면 사행성으로 볼 여지가 생기므로 설계 단계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배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법 운영하려면? '게임물관리위원회' 사전 확인이 필수
변호사들은 A씨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구조를 신중하게 설계하고, 관련 기관의 사전 확인을 받는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통신판매업 신고는 기본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모바일 앱이라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소비자의 청약을 받아 실물 상품을 배송하는 구조이므로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통신판매업 신고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상품가치 균일화, 과도한 확률 요소 축소, 1회 결제금액과 이용한도 설정 등 구조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사업 시작 전 감독기관의 판단을 직접 구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선 신준선 변호사는 "본 서비스는 기존 판례가 직접 다루지 않은 새로운 형태"라며 "게임물관리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사전 유권해석 요청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