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서 생방송⋯조회수 목숨 건 BJ, 법으로 막을 수 없나
캄보디아 범죄단지서 생방송⋯조회수 목숨 건 BJ, 법으로 막을 수 없나
플랫폼 자율규제가 유일한 해법
법적 제재는 사실상 불가

BJ가 캄보디아의 ‘범죄단지’에서 1인 생중계 시위를 벌여 논란이 일었다. /숲 캡처
"한국인을 석방하라!" 캄보디아의 범죄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외쳤다. 그의 1인 시위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한국인 납치·실종 사건이 잇따르는 위험 지역에서 벌어진 이 아찔한 생방송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회수를 위해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방송,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
'범죄단지' 생중계 감행한 BJ⋯플랫폼 제지에 방송 중단
인터넷 방송인 A씨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원구단지'를 찾아 생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인 강제 감금 피해자들의 석방을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고, 단지 내부를 비추며 현장 상황을 전달했다.
방송 도중 정체불명의 남성이 나타나 그의 얼굴을 촬영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플랫폼 운영사인 숲 측이 댓글을 통해 방송 중단을 요청했고, A씨는 방송을 종료했다. 이후 A씨는 무사히 귀국했지만, "중국 갱단에 신상이 공유됐고 미행이 붙었다"고 주장해 논란은 계속됐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조회수를 위해 목숨을 건다", "우범지역 방송이 유행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위험천만한 방송을 법의 잣대로 막을 수 있을까?
방송법도 정보통신망법도⋯규제 어려운 이유
현행법상 직접적인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개인 인터넷 방송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은 방송법상 '방송'에 해당하지 않는다. 방송법은 허가·등록된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개인 BJ는 규율 대상이 아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음란물, 명예훼손, 공포심 유발 정보 등의 유통을 금지한다. 하지만 A씨의 방송 내용은 범죄단지를 고발하고 피해자 석방을 외친 것이므로, 불법정보로 분류하기 어렵다.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후에 심의하고 시정요구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친다.
유일한 제동장치 '플랫폼 자율규제'
현실적으로 이런 위험 방송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다. 이번 사건에서도 플랫폼 '숲'이 이용약관 등을 근거로 방송 중단을 요청했고, BJ가 이를 받아들여 방송을 멈췄다. 플랫폼은 약관 위반 시 계정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이는 법적 처벌이 아닌 계약에 따른 조치다.
그렇다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 제재할 수는 없을까? 이 또한 쉽지 않다. 특정 지역에서의 방송을 사전에 금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사전 검열 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생명에 대한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는 방송에 대해 사후 제재를 가하는 입법은 가능하지만, 이 역시 신중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결국 현재로서는 플랫폼의 책임 있는 자율규제와 "위험한 방송은 보지 않겠다"는 성숙한 시청 문화가 위험천만한 방송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