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 푼 안 벌었잖아" 12년 전업주부 '기생충' 취급한 남편… 법으로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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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한 푼 안 벌었잖아" 12년 전업주부 '기생충' 취급한 남편… 법으로 따져보니

2026. 02. 09 11:3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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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전업주부 가사노동도 기여도 인정"

코인 등 은닉 재산도 조회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주겠다"며 다가왔던 남편은 12년 뒤, 아내를 '기생충' 취급하며 빈손으로 내쫓으려 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기댈 곳이 필요했던 20대 아내는 남편만 믿고 살림과 육아에 전념했지만, 돌아온 건 남편의 외도와 이혼 요구였다.


모든 재산이 남편 명의로 된 상황에서, 전업주부는 정말 빈털터리로 쫓겨나야 하는 걸까. 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이명인 변호사가 법적 해법을 제시했다.


"내 명의니 내 돈"?... 법원 "명의 불문, 기여도 따진다"


사연 속 남편은 집, 차, 예금 등 모든 재산이 본인 명의라는 점을 내세워 재산분할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혼 시 재산분할의 핵심은 명의가 아니라 '형성 기여도'이기 때문이다.


이명인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청산·분배하는 것"이라며 "판례는 부부의 실질적인 공동재산이라면 그 명의를 불문하고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편 이름으로 된 아파트나 예금이라도 혼인 기간 중 부부가 협력해 모은 것이라면 아내 몫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변호사는 "아내는 12년 동안 전업으로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며 배우자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했으므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못 박았다.


"돈 한 푼 안 벌었다"는 남편... 가사노동의 가치는?


남편은 아내에게 "돈 한 푼 안 벌어왔다"며 윽박질렀지만, 법원은 내조의 공을 확실한 경제적 기여로 인정한다.


이명인 변호사는 "가사노동과 육아는 배우자가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여"라며 "아내가 가사·육아를 하지 않았다면 도우미 비용 등 지출이 발생했을 것이기에, 이는 재산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남편이 결혼 전부터 갖고 있었거나 상속받은 '특유재산'이라 할지라도, 아내가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협력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12년이라는 긴 혼인 기간은 아내의 기여도를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숨겨둔 주식·코인... "재산명시명령으로 다 찾아낸다"


문제는 남편이 재산 내역을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아내는 남편이 주식이나 코인을 한다는 사실만 알 뿐, 정확한 규모를 모르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명인 변호사는 '재산명시명령' 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가정법원이 당사자에게 재산 목록을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이 변호사는 "이를 통해 부동산, 예금, 주식, 차량 등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만약 거짓 목록을 제출하면 감치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재산조회'를 신청하면 금융기관을 통해 예금, 적금, 펀드, 주식 계좌의 상세 내역까지 털어볼 수 있다.


최근 은닉 수단으로 악용되는 가상화폐(코인)도 예외는 아니다. 이 변호사는 "코인 거래소를 상대로 법원에 문서 제출 명령이나 사실 조회를 신청해 계정 보유 여부와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며 "혼인 기간 중 보유했던 가상화폐 평가액이나 투입 자금 출처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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