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바가지 상술', 세무조사 할 것" 이재명 지사의 경고, 과연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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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바가지 상술', 세무조사 할 것" 이재명 지사의 경고, 과연 먹힐까?

2020. 05. 06 20:0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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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기한과 사용처' 정해진 재난지원금 특성 노리고⋯일부 동네 마트, 물건 가격 '슬쩍' 올려

이재명 경기지사, "바가지 상술 처벌하겠다" 밝혔지만⋯'가격 인상' 고의성 입증 쉽지 않아

재난지원금을 노리고, 물건 가격을 은근슬쩍 올린 일부 업체들에게 이재명 지사는 '세무조사' 카드를 꺼내 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과연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변호사들과 짚어봤다. /경기도청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최근 동네 정육점이 은근슬쩍 가격을 올렸더라고요."

"너무 황당하게 비싼 정육점 어이없었어요."


지난 5일 경기도 지역의 한 맘카페에 "최근 들어 동네 마트의 물건 가격이 올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동네 마트 재난지원금'이란 제목의 글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의 사용 기한과 사용처가 정해져 있다 보니, 이를 노린 마트 등에서 '바가지 상술'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해당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겠다"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을 악용해 물건 가격을 올린 얌체 업자들에게 철퇴를 내리겠다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업체를 처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명 지사가 말하는 세무조사도 "위법해 보인다"고 보는 변호사도 있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정리해 봤다.


단순히 물건 가격 인상한 것만으로는⋯"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

변호사들은 가격 인상 자체는 처벌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이 '사기'에 이르는 수준이라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그렇게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는 "가격을 부풀렸다가 할인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하는 경우에는 사기 등으로 제재가 가능하다"면서도 "단순히 가격을 올린 것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재난지원금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가격을 고의로 올렸다는 증거가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변호사는 "재난지원금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직전과 후를 비교한다거나, 동종 업체와 동일한 품목에 관해서 가격을 비교하는 정도가 최선의 입증 방법"이라면서도 "(소비자가) 고의성 자체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가격을 올린 업소들을 '담합'으로 본다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합은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소비자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일부 업소들로 제한돼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해당 업소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거래상의 지위를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옥민석 변호사는 "담합 사건에서 인상된 가격의 어느 정도가 담합으로 인한 것이고, 어느 정도가 원재료 인상과 물가상승 등 소위 정상적인 가격 인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산정해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의 '세무조사' 경고⋯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려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지원금을 노리고 상술을 부린 업체에 대해 처벌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해당 업체는) 형사처벌하며, 시군과 합동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을 올렸다는 이유로 세무조사를 하는 게 가능할까.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박지윤 변호사는 "세무조사는 행정적인 문제이므로 법적으로 충돌할 여지는 없다"며 "국가에서 특정 업체의 세금 문제를 조사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옥민석 변호사는 "정기적인 조사 외에 국세기본법 제81조의 6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세무조사는 위법하다"며 "이 조항에 포함되지 않는 이번 사안의 경우 세무조사는 위법하다"고 말했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 6은 납세자가 세법에서 정한 세금계산서의 작성·교부·제출 등의 납세 협력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탈세 제보가 있는 등의 경우에 한해 세무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을 목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옥 변호사는 "이 조항에서 말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세무조사를 한다면 세무 조사권의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며 "이러한 세무조사에 근거해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 역시 위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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