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회의⋯서울중앙지검장 면전에 '침 뱉은' 송경호 검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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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회의⋯서울중앙지검장 면전에 '침 뱉은' 송경호 검사는 누구?

2020. 01. 17 12:21 작성2020. 01. 17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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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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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과 힘 합쳐 MB 수사 성공시킨 '특수부 에이스'

'침묵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이례적으로 전면에서 총대 메고 저항

[앞줄 5명 중 한 명만 다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앞줄 가운데)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송경호 3차장, 신자용 1차장, 이성윤 지검장, 신봉수 2차장, 한석리 4차장./연합뉴스

"(검찰권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합니다.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


청와대가 임명한 이성윤(58·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면전에서 송경호(49·28기) 3차장검사가 반기를 들었다. 지난 16일 이 지검장이 취임하고 처음으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 이성윤 앞에서 윤석열 취임사 읽은 송경호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진 중인 '검찰 특수부서' 축소에 대한 논의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송 차장이 사실상 이 지검장 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와 조국 일가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옛 특수부)를 축소하려는 상황에서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언급한 건, 정권을 겨냥했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특수부 축소' 직제개편안은 이 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짰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은 더욱 힘을 받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는 사람이 송경호 3차장검사다. /연합뉴스


현역 특수부 '최고 에이스'로 불리는 송경호 3차장검사

송경호(49·28기) 3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인지부서를 총괄하는 책임자다. 휘하에 반부패수사1⋅2⋅3⋅4부와 공정거래조사부, 조세범죄조사부, 방위사업수사부를 두고 있다. 사실상 '검찰 특수부 사령관'인 셈이다.


그는 충북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2000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6년 법무부 형사기획과 근무를 거쳐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9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해 'MBC 피디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특수통 검사'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1월 대검 연구관을 거쳐 2014년 1월 춘천지검 원주지청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2015년 2월에는 검찰 내 최고 요직 가운데 하나인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에 임명됐다. 이곳은 전국에서 모인 수사 정보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2008년부터 윤석열 검찰 총장과 끈끈한 인연

송 차장은 지난 2008년 윤석열 총장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BBK 투자자문 실소유 의혹을 수사한 정호영 특검팀에 파견됐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이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수사는 실패했다.


하지만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시행된 검찰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에 발령된 후에 그 '오점'을 지울 기회를 얻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윤석열 총장이 새로 시작한 'MB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를 특수2부에 배당해줬기 때문이다.


송 차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역할까지 맡으면서 수사에 '올인'했고, 결국 구속시켰다. 당시 수사는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한동훈 3차장검사-송경호 특수2부장' 라인에 따라 움직였다.


이 라인은 윤 총장이 검찰총장이 되며 한 단계씩 진급했다. 한동훈 3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올라갔고, 송경호 당시 특수2부장이 3차장검사 자리를 채웠다.


'무거운 입'으로 유명한 송경호, 왜 이번엔 최전선에 나섰나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 간부회의에서 송 차장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는 구절은 윤석열 총장의 취임사의 한 대목이다.


이 대목은 이렇게 이어진다. "(검찰권은)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 송 차장은 이 대목을 읽은 뒤 "검사로서 이 말씀을 새기며 일해왔다"며 "사회 곳곳에 숨은 불공정에 대한 국가적 대응 능력은 중요하고, 불법과 반칙을 외면하거나 눈 감는 건 검사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성윤 지검장이 주도한 직제개편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자리에 나온 발언이라 '비판이 아니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웠다.


(좌측 사진) 송경호 3차장 검사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식에 참석했다. 상의 앞 단추가 풀려져 있다. (우측사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경호 3차장, 신자용 1차장, 이 지검장, 신봉수 2차장, 한석리 4차장. /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한 다른 부장검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총장 취임사를 다시 보니 이런 뜻인 것 같다고 (송 차장검사가) 내용을 정리해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에 이성윤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잠자코 듣기만 했다고 한다.


송 차장이 이날 반기를 든 행동은 평소 그의 스타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는 '무거운 입'으로 유명하다. 특수2부장으로 있을 때 기자들 전화를 너무 받지 않아 원성이 자자했을 정도다.


방에 찾아가도 문조차 열어주지 않아 기자들은 그가 참석할 수밖에 없는 검찰 고위직 인사의 상갓집에서 '잠복'했다가 그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다. 그래서 그가 모습을 드러낸 상갓집에선 '송경호 성토회'라 할 정도로 기자들이 "서운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는 그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그런 송 차장이 이번에 이렇게까지 행동한 건, 이번 직제개편으로 3차장 휘하에 있는 7개 조직 중 과반인 4개 조직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 직제개편을 핑계로 송 차장 역사 좌천성 인사를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에 '강한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시각이 많다.


원칙상 3차장검사의 인사 주기는 1년이지만, 법무부는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이동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송 차장은 지난해 7월 31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에 임명됐다.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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