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 분쟁⋯이럴 땐 세입자가 이기고, 이럴 땐 집주인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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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 분쟁⋯이럴 땐 세입자가 이기고, 이럴 땐 집주인이 이깁니다

2020. 11. 02 21:26 작성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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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임대차보호법엔 세입자에게 새로 권리를 하나 부여했다. 바로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 이를 두고 벌인 여러 공방을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정리했다. /셔터스톡

"세입자는 더이상 을(乙)이 아닌 갑(甲)"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만든 개정 임대차보호법. 그 결정적인 이유는 세입자에게 새로 부여된 권리 하나에 있었다. 바로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세입자가 계약 기간이 만료하기 전 "계속 살겠다"고 통보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절할 수 없도록 만든 조항이다.


이 법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세입자의 이러한 '권리'에 대항하기 위해 집주인들도 여러 시도를 해왔다. 주로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 있었던 여러 공방을 다음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정리했다. 전반적으로 세입자가 유리하긴 하지만, 세입자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는 집주인도 승산이 있었다.


① 계약 기간 월세를 연체한 A씨

재계약 전이라면 집주인 '승' vs. 후라면 세입자 '승'

세입자 A씨는 지난해 월세를 두 번 밀렸었다. 다행히 돈이 융통돼 세 달째에 밀린 월세를 한 번에 냈다. '월세 연체' 사건이 있고 난 뒤에 얼마 후 계약 만기가 찾아왔다. 집주인은 다행히 계약을 연장해줬다.


계약서에 날인까지 마친 A씨는 '2년 더 살 수 있겠구나' 안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주인이 돌변했다.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과거 A씨가 월세를 연체했던 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라는 것이 집주인의 논리였다.


실제 우리 주택임대차법(제6조의3 제1항 제1호)은 "세입자가 2기(2달 치) 차임액을 연체한 경우,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집주인 말대로 A씨는 집을 비워줘야 할까? 아니다.


재계약을 체결하기 전이라면 몰라도, 체결한 이후라면 이 조항은 무력하다. 집주인은 과거 연체를 빌미 삼아 뒤늦게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말이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세입자가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경우엔 집주인은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미 재계약을 한 상황에서, 세입자의 또 다른 귀책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 파기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② 집주인 몰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던 B씨

특약이 있다면 집주인 '승' vs. 특약 없고 큰 문제 없었다면 세입자 '승'

B씨는 몰래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집주인에게 들켰다. 설상가상으로 재계약을 앞두고 있던 때였다. 집주인은 "다음번 계약은 연장해줄 수 없다"고 그 자리에서 선언했다.


이 사안에 대해 변호사들은 B씨가 집을 계약할 당시에 썼던 계약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서에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워선 안 된다'라는 내용의 특약을 맺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법률사무소의 안진호 변호사는 "처음 계약을 체결하며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는 내용을 특약으로 정했다면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된다"라고 봤다.


특약이 없다면 어떨까? 그때는 반려동물이 '얼마나 문제를 일으켰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안 변호사는 "만약 특약이 없다고 해도, 반려동물로 인해 용인할 수 없는 정도의 소음이 발생했거나 집이 망가졌다는 등 사정이 인정된다면 집주인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 집의 일부분을 망가뜨린 C씨

중대한 훼손이라면 집주인 '승' vs. 경미한 훼손이라면 세입자 '승'

C씨는 얼마 전 집주인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을 망가뜨렸다는 이유였다. 실수였지만 집주인은 크게 화를 냈고, "집을 원상 복구시켜놓는 건 당연하고 다음번 재계약은 꿈도 꾸지 말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C씨는 자신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한 번 더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집주인은 그 생각을 읽은 듯이 "집을 망가뜨렸으니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못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진짜 그런지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우리 주택임대차법(제6조의3 제1항 제5호)에는 세입자가 빌린 집을 파손했을 때, 집주인은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입자가 빌린 집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집주인은 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안진호 변호사는 "(실수에 의한) 경미한 훼손으로는 거절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라고 했다. 특히 C씨 집의 훼손된 정도가 맡겨둔 전세 또는 월세 보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거절 사유에 해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을 경우엔 이야기가 다르다. 안 변호사는 "(훼손의 정도가) 보증금으로 담보되는 수준이라고 해도, 세입자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집주인은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라고 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예가 두 가지 있다.


❶ 임차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임대인 동의 없이 무단 증·개축 또는 개조하거나 고의로 파손한 경우

❷ 임차인의 중과실(화기 방치 등)로 인한 화재로 주택이 파손된 경우


C씨도 위에 두 가지에 해당할 경우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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