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의자’ 부수고 도망친 커플...한국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
‘반 고흐 의자’ 부수고 도망친 커플...한국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
베로나 박물관서 관광객 커플, '반 고흐 의자' 파손 후 도주

관광객 커플이 베로나 박물관서 크리스털로 덮인 의자를 부수고 도망쳤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에서 한 커플이 사진을 찍다 조각상을 파손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물관 측이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벌어졌으며 최근 CBS 방송 등을 통해 보도됐다.
영상에는 이탈리아 출신 조각가 니콜라 볼라의 작품인 ‘반 고흐 의자’ 앞에서 커플이 번갈아 앉는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던 중 남성이 중심을 잃고 실제로 의자에 앉아버리는 바람에, 다리 두 개가 완전히 부러졌다.

문제는 이들이 사고 직후 아무런 설명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직원들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커플이 도망쳤다”고 전했다. 바네사 칼론 관장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이성을 잃을 때가 있다. 사고였더라도 알려주지 않고 떠났다면, 그것은 더 이상 단순 사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작품은 반 고흐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수백 개의 정교한 크리스털 조각이 사용됐다. 박물관 측은 파손된 부분을 복원해 현재 다시 전시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사고를 친 커플에게 연락을 취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형사처벌, 손해배상 가능성
같은 사건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파손자에게는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동시에 부과될 수 있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자에게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만약 해당 예술품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었다면, 문화재보호법 제92조 제2항에 따라 2년 이상 유기징역이라는 훨씬 더 무거운 처벌도 가능하다.
민사적으로도 손해배상 책임은 분명하다. 대법원은 “수리가 가능하면 수리비, 수리 불가능한 경우는 교환가치가 손해로 인정된다(1995. 9. 29. 선고 94다13008)”고 판결한 바 있다. 특히 예술품처럼 예술적 가치가 중요한 물건은 수리 후에도 가치 하락분까지 배상 대상이 된다(2017. 6. 29. 선고 2016다245197 판결).
또한, 사고 후 도주한 행위는 형량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책임 회피 의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반면, 형법 제52조는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해, 사고 직후 자진 신고와 배상이 법적으로 훨씬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