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니네 엄마 조건 돌려버린다" 키보드 배틀 끝은 벌금 150만원과 '빨간 줄'
[단독] "니네 엄마 조건 돌려버린다" 키보드 배틀 끝은 벌금 150만원과 '빨간 줄'
19세 여성에게 성적 욕설과 협박을 퍼부은 20대 2명
법원 "단순한 욕설 넘어 구체적 성적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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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향해 성적 욕설·협박 문자를 퍼부은 20대 2명이 벌금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온라인에서 손가락으로 저지른 죄는 가벼울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나왔다. 사소한 오해와 시비에서 시작된 분노를 참지 못하고, 19세 여성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욕설과 협박을 퍼부은 20대들이 나란히 법정에 서 '전과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게 됐다.
그들이 내뱉은 끔찍한 언어들은 온라인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의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똑똑히 보여준다.
"니네 애미 내일 상 치르고 싶냐?"…오해에서 시작된 욕설 폭격
피고인 A씨의 분노는 '오해'에서 비롯됐다. 피해자 C씨(19세)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와 사귄다고 착각한 A씨는 2024년 1월 12일 새벽, C씨의 휴대전화에 지옥도를 펼쳐 보였다. 단 3분 동안 16번에 걸쳐 쏟아낸 문자메시지는 단순한 욕설을 넘어선,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려는 듯한 폭력이었다.
> "야. XX아. 니네 애미 내일 상 치르거 싶냐? 진짜 죽여 버리기 전에 전화 쳐 걸어라. XX아 … 니 아빠랑 XX고 잇냐? 아님 아빠 애비 할부지랑 XX냐?"
A씨의 광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흘 뒤, A씨는 다시 C씨에게 13차례에 걸쳐 더욱 악랄하고 구체적인 성적 모욕과 협박을 가했다.
> "자꾸 그러면 니네엄마 우리집으로 불러다가 도우미 시키고 조건돌려부린당. … 닌 XXX아 지나가다 강간 당해도 닌 냄새난다고 경찰서 입구 컷이야 XX얌. … 니 XX에 XX 뽄드로 붙여서 박아 놔줄게ㅋㅋ"
같은 날, 피고인 B씨 역시 C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C씨가 자신과 다른 사람의 다툼에 끼어들었다는 이유였다. B씨는 불과 15분 동안 21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C씨와 그 가족을 향해 저주를 쏟아냈다.
> "느금마토막살인. XXX아. … 족보도 없눈 조건녀. 더러워. 냄새나. … 느금마 죽일게"
"성적 욕망은 없었다"는 변명…법원의 서늘한 일침
결국 A씨와 B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불안감 조성)과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그들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저 화가 나서 한 행동일 뿐, 성범죄는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춘천지방법원 송종환 판사는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문자메시지에는 ‘여성의 신체 부위’, ‘성행위’, ‘강간’ 등에 관한 용어가 지속적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하며, 이는 단순한 부모 욕설인 "'패드립'의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신체 부위 묘사, 성행위 묘사 등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판단했다.
특히 '성적 욕망'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서늘한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하여 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킴으로써 자신들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을 가졌다고 봤다. 즉, 상대방을 짓밟으며 느끼는 정신적 쾌감 역시 '성적 욕망'의 일부로 본 것이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15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키보드를 무기 삼아 휘두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벌금과 치료 명령은 물론, 지워지지 않을 전과 기록까지, 그들은 온라인에서의 무책임한 행동이 반드시 처벌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하게 됐다.
[참고] 춘천지방법원 2024고단1011 판결문 (2025. 4. 2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