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촬영팀의 무단침입이 매출까지 위협?…이래서 합의는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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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촬영팀의 무단침입이 매출까지 위협?…이래서 합의는 신중해야 합니다

2021. 03. 25 18:58 작성2021. 03. 25 19:26 수정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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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팀, 회사 앞마당 무단사용⋯이후 장소협조 배너 삽입으로 합의

조선구마사 논란에 불똥 맞은 사연 알지만⋯만약 법정 갔다면 사정 달랐다

동북공정과 역사왜곡 논란에 광고주들이 모두 빠져나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이 와중에 장소협조 업체로 언급된 한 식품 업체의 억울한 사연이 보도됐다. /SBS 캡처

'지상파 방송 최초 무(無)광고 드라마' 타이틀을 얻은 배우 감우성, 장동윤 주연의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방송의 퀄리티를 위해 모든 광고를 전격적으로 배제한 게 아니다. 동북공정과 역사왜곡 논란에 광고주들이 모두 빠져나간 것이다.


이는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덕이다. 중국색 짙은 역사왜곡을 인지한 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제작지원·투자·협찬·광고 등을 한 업체에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거센 반발 탓에, 논란 시작 2일 만에 이 작품을 지원하는 업체는 모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장소협조 업체로 언급된 '대산후드'의 억울한 사연이 보도됐다.


식품제조 업체인 대산후드는 사실 협찬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드라마 '조선구마사' 촬영팀이 회사 앞마당에 무단침입했고, 회사에서 이를 항의하자 촬영팀에서 '장소협조' 배너를 넣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스포츠 경향에 따르면, 대산후드 측은 "장소협조 자막은 (촬영팀이) 제안한 것이고, 드라마와 어떤 이익적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침해받은 권리를 '장소협조 자막'으로 배상받기로 한 셈인데, 결과적으로는 '조선구마사 협찬회사'로 낙인찍혀 피해를 본 것이다.


주거침입죄는 '관리자의 의사'가, 손해배상은 '합의'가 관건

하지만 대산후드가 이제 와서 드라마 촬영팀에 무단침입에 대한 책임을 다시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촬영팀이 제안한 '장소협조' 배너 삽입에 대산후드가 합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를 판단할 때, '관리자의 의사'가 중요하다. 범죄는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타인의 주거에 침입하면 성립한다. 이번 경우는 회사 앞마당을 관리하는 대산후드와, 앞마당에 들어온 촬영팀 사이에 사후에라도 합의가 있었다. 그 조건이 사과와 작품 속 '장소협조' 배너 삽입이었고 이를 받아들였다.


대산후드가 이번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끌고 가면 승소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민사소송에서 상호 간의 합의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큰 힘을 가지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대산후드는 드라마 촬영팀에서 무단침입을 한 건에 민사로든 형사로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합의했어도 이번 일은 억울해'⋯ 하지만 특별손해에 해당해 인정 받기 어려울 듯

대산후드도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릴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거다. 대산후드가 겪은 사연이 누리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회사 측은 저 합의가 더더욱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대산후드 측이 주장하는 손해는 일종의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우리 민법은 민사상 손해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한다. 특별손해는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통상손해)를 넘어서는 손해'를 말한다. 대법원은 "특별사정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으려면 가해자가 특별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할 경우에 한한다"고 판단한 바가 있다(90다카16006). 또한 가해자가 이를 알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즉, 대산후드 측이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상대로 손해가 있었음을 주장하려면, 역사적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제작진이 인지하고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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