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회 돈 2억 빼내 아파트 산 목사님, 법원 "횡령 아니다"…왜?
[단독] 교회 돈 2억 빼내 아파트 산 목사님, 법원 "횡령 아니다"…왜?
검찰 "교회 빚 갚을 돈 빼돌렸다" vs 법원 "교인들과 합의된 자금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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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교회 개발 보상금 중 2억이 넘는 돈을 빼내 자신의 아파트를 구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목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목사가 교회의 승인 없이 돈을 쓴 것이 아니라, 내부 논의와 결의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교회 빚 갚을 돈으로 개인 아파트 샀다"
사건은 서울 마포구의 한 교회가 개발사업에 편입되면서 시작됐다. 2002년부터 이 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해 온 A목사는 2019년, 교회 소유 부동산을 시행사에 90억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교회는 두 차례에 걸쳐 기부금 8억을 현금으로 받기로 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교회는 첫 번째 기부금 4억은 교회 리모델링 등으로 발생한 빚을 갚는 데 사용하고, 두 번째 기부금 4억은 A목사의 은퇴 후 주거 지원 용도로 쓸 계획이었다.
문제는 A목사가 2019년 10월, 첫 번째 기부금이 들어온 교회 통장에서 2억 3,600만 원을 인출해 자신 명의의 아파트 매매 계약금으로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교회 빚 상환에 쓰여야 할 돈을 목사가 개인적인 용도로 횡령했다"며 A목사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이 목사 손 들어준 결정적 증거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 이세창 판사는 A목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목사가 불법적으로 돈을 빼돌리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결정적 근거는 '교회 내부의 결의'였다. 판결문을 통해 확인된 여러 차례의 기획위원회(부장회의)와 구역회의 회의록이 A목사의 발목을 잡을 뻔한 족쇄를 풀어줬다.
재판부는 "2019년 9월 29일 자 기획위원회 회의 등에 따라, 1차 기부금 중 일부를 피고인의 주택 마련을 위해 먼저 사용하고 추후 2차 기부금이 들어오면 그 돈으로 메우기로 한 결의 또는 승인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목사는 돈을 인출하며 '1억 8,000만 원 차용증'과 '퇴직적립금 5,600만 원 중간정산 영수증'을 작성해뒀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1, 2차 기부금의 정산을 위한 자료를 남기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교회 재무 담당자의 일관된 진술이 판결에 힘을 실었다. 재무 담당자는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과 논의 후 1억 8,000만 원을 주택 마련을 위해 대여하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로 교회 자금을 인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겉보기엔 목사의 수상한 돈거래였지만, 그 이면에는 교인들과의 합의가 있었던 셈이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고단493 판결문 (2025. 4. 3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