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아동 '묻지마 폭행' 60대… 아동학대 적용·심신미약 쟁점
2세 아동 '묻지마 폭행' 60대… 아동학대 적용·심신미약 쟁점
체포 직후 귀가 조치된 가해자
피해 가족 "동네에 다시 나타날까 공포"

공원에서 폭행당한 아이 /연합뉴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2026년 5월 4일 오후 3시 55분경, 인천시 부평구의 한 공원에서 60대 남성 A씨가 2세 아동 B군의 머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당시 비둘기를 쫓아 뛰어가던 B군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충격으로 B군은 이마가 바닥에 찍혀 피멍이 들고 부어오르는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현장을 벗어나려다 B군의 아버지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일단 귀가 조치했으며,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피해 아동 가족의 호소
피해 아동의 부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평소 좋아하던 공원에서 천진난만하게 웃던 아이가 일면식도 없는 성인 남성에게 폭행당했다며, 어린이날에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이 시작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해자가 조사를 마치고 귀가 조치된 상황이라 동네에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에 가족들이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적용 혐의 및 법리적 쟁점
본 사건은 일면식 없는 제3자에 의한 폭행이므로, 아동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가중처벌 규정은 직접 적용되기 어렵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에 따라 '누구든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형법상 폭행죄의 요건도 동시에 충족하나, 이 경우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보아 형이 더 무거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실제로 과거 유사 사건을 맡은 인천지방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죄와 폭행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형이 더 무거운 아동복지법 위반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 바 있다.
가해자 장애 여부와 형량 변수
가해자 A씨에게 장애가 있다는 점은 향후 수사 및 재판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형법 제10조의 취지에 따르면, 해당 장애가 단순 신체적 장애가 아닌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을 결여시키거나 미약하게 만드는 정신적 장애에 해당할 경우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이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A씨가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나려 한 행동은 자신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반드시 형을 감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의적 감경 사유이므로, 피해 아동의 극히 어린 연령과 범행의 '묻지마 폭행' 성격, 피해 가족이 겪는 고통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처벌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