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산속에 떨궜다? 여중생 꾀어낸 '폐가 체험' 남성들…법의 심판은
장난으로 산속에 떨궜다? 여중생 꾀어낸 '폐가 체험' 남성들…법의 심판은
랜덤채팅 앱으로 14세 여중생 유인해 동두천 산속에 유기
임흥준 변호사 "미성년자유인죄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적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두컴컴한 새벽 1시,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 자락. 랜덤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30대 남성 3명을 따라 폐가 체험을 나섰던 14세 여중생 2명은 칠흑 같은 산속에 홀로 남겨졌다.
남성 일당이 함께 걷는 척하다가 몰래 뒤로 빠져 달아나는 이른바 '떨구기' 수법을 쓴 것이다. 공포에 질린 학생들의 112 신고로 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다.
법조계 "핵심은 미성년자 유인죄"
단순한 장난이라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일까? 3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임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절대 단순 장난으로 볼 수 없다"며 "가장 핵심적인 혐의가 미성년자유인죄"라고 짚었다. 유괴(약취)가 폭행이나 협박 같은 강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반면, 유인은 속임수나 감언이설로 꾀어내는 것을 말한다.
임 변호사는 "폐가 체험 가자는 말로 미성년자를 꾀어내 현재의 보호 상태에서 이탈시킨 것, 이게 바로 유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따라갔어도 처벌… 신음 내며 촬영한 기행은 '아동학대'
특히 주목할 점은 피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차에 탔더라도 유인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판례는 미성년자유인죄가 미성년자의 자유뿐만 아니라 보호감독권자의 감호권도 보호법익으로 한다고 보고 있다"며 "판단 능력이 부족한 14세 미성년자들을 새벽에 100km나 떨어진 산속으로 데려간 것은 아무리 동의했다고 해도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남성들은 달아나면서 신음 소리를 내고 이를 촬영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성적 학대행위는 성폭행에 이르지 않아도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포함된다"며 "신체 접촉이 없는 언어적 성희롱이라도 성적 수치심을 주는 것이라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격적인 것은 이 남성들의 '떨구기' 수법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거 성인 여성을 상대로 벌인 범행은 처벌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변호사는 "미성년자유인죄는 말 그대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라며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따라간 상황에서 물리적 강제나 협박이 없었다면 감금죄나 협박죄 등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아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