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학교 1학년생들의 잔혹극, ‘친구 인생 말아먹기 프로젝트’
[단독] 중학교 1학년생들의 잔혹극, ‘친구 인생 말아먹기 프로젝트’
화장실 동영상 촬영, SNS 조롱 글, 상습 폭행까지
법원, 가해 학생 부모에 970여만 원 배상 판결
![[단독] 중학교 1학년생들의 잔혹극, ‘친구 인생 말아먹기 프로젝트’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4900277091818.jpg?q=80&s=832x832)
법원이 중학교 1학년 친구를 상대로 잔혹한 괴롭힘을 벌인 가해 학생 부모에게 총 970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셔터스톡
‘B 인생 말아먹기 프로젝트’. 이는 철없는 중학생의 장난이 아닌, 한 친구를 무너뜨리기 위해 계획된 잔혹한 괴롭힘이다. 같은 반 친구 A군은 이 섬뜩한 이름 아래, 동급생 B군을 상대로 수개월에 걸쳐 폭행과 모욕, 심지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 촬영까지 서슴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A군은 2023년 5월부터 약 4달간 B군을 상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괴롭힘을 자행했다. 법원이 인정한 A군의 불법행위는 다방면에 걸쳐 치밀하게 이뤄졌다.
A군은 B군의 학용품을 부수고 학생증에 낙서하는 사소한 괴롭힘으로 시작해, 쉬는 시간이면 주먹과 발로 B군을 폭행하고 넘어뜨리는 등 신체적 폭력을 상습적으로 가했다. B군의 할아버지와 부모님 이름을 들먹이며 조롱하는 인격 모독도 서슴지 않았다.
괴롭힘의 수위는 점차 대담해졌다. A군은 ‘B 인생 말아먹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조롱 글을 작성해 다른 학생에게 전송했고, 이 글은 SNS 단체방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B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급기야 2023년 7월 5일, A군은 상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B군을 발견하고는, B군이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주요 부위를 촬영하는 충격적인 범행까지 저질렀다.
법원은 A군의 이러한 행위들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라고 명백히 규정했다. 다만, B군 측이 주장한 ‘노예 스티커’ 부착이나 촬영 영상을 여학생에게 유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의 핵심은 가해 학생 A군의 부모가 져야 할 법적 책임이다. A군은 범행 당시 만 12~13세의 책임무능력자에 해당했다. 우리 민법은 책임무능력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그 감독 의무가 있는 법정대리인, 즉 부모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군의 부모에게 피해 복구를 위한 배상 책임을 물었다. 법원은 B군이 폭행으로 인해 지출한 병원 진료비 137,600원과 정신적 충격으로 받은 심리상담료 2,570,000원을 재산상 손해로 인정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도 책정됐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의 나이, 불법행위의 내용과 경위, 그로 인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B군 본인에게 500만 원, 그 부모에게 각각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총 9,707,600원(C군 7,707,600원, 부모 각 1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친구의 인생을 망가뜨리겠다’는 잔인한 계획은, 되레 수백만 원의 배상책임을 부모에게 안긴 셈이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가단86139 판결문 (2024. 8. 29.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