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인 줄 알았는데 현금이…" 보이스피싱 몰랐어도 범행 가담했으면 유죄
"서류인 줄 알았는데 현금이…" 보이스피싱 몰랐어도 범행 가담했으면 유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범행 가담한 중국 유학생
재판부 "사회 경험 없고, 변상·합의했지만…그래도 유죄"
벌금 400만원 선고

현금수거책 역할을 맡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중국인 유학생에게 1심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현금수거책 역할을 맡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행에 가담한 중국인 유학생이 벌금형을 받았다.
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게 지난 15일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A씨는 인터넷 구인 광고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원 B씨의 연락을 받았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여행사 관련 업무인데, 고객으로부터 서류를 받아 전달하면 수당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또한 "업무 중에는 가명을 써야 하고, 고객과는 가급적 대화를 하지 말고 서류만 수거하면 된다"고 했다.
이에 A씨는 경기 여주시의 한 길거리에서 보이스피싱 연락을 받고 나온 피해자에게 자신이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속여 현금 9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결국 이 일로 인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형법상 사기죄(제347조)는 사람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받은 포장된 서류를 택시를 타고 오는 길에 만져보고 나서야 그것이 돈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황해서 아르바이트 대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보이스피싱의 사회적 폐해를 고려하면 A씨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김동진 부장판사는 △A씨가 어린 나이에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점 △범행 횟수가 1회고 피해액이 900만원인 점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에게 변상하고 합의한 점 등을 양형 이유로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피해금액만 7700억원에 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합동수사단을 출범하기로 했다. 23일 대검찰청은 경찰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을 구성하고 단속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동수사단은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되며, 1년간 운영한 뒤 추후 운영 방향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