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 인정받을까? 軍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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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 인정받을까? 軍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2020. 01. 16 21:04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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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태국에서 '男→女' 성전환 수술받고 돌아온 부사관

국방부의 전역 권고에도 "여군으로 복무 계속하겠다"

22일 있을 전역 심사에 '주목'

탱크 조종사로 복무 중인 20대 남성 부사관이 휴가 중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부대로 복귀했다. 이 부사관이 복무를 계속하게 될 경우 1948년 국군이 창설된 이후 첫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이 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탱크 조종사로 복무 중인 20대 남성 부사관이 휴가 중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부대로 복귀했다. 국방부는 부사관 A 하사에게 전역을 권고했지만, 그는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입장이 수용될 경우 A 하사는 1948년 국군이 창설된 이후 첫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이 된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아봤다.


22일 심사⋯'심신장애 3등급'으로 전역 가능성 높아

육군은 오는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A 하사의 전역 여부를 심사한다. A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하면서 음경⋅고환을 적출했다는 근거에서다. 국방부령에 따르면 음경 훼손과 고환 적출은 각각 심신장애 5등급에 해당한다. 5등급이 2개면 '심신 장애 3등급'이고, 3등급이면 전역심사 대상자가 된다.


이에 대해 A 하사 측은 "성전환수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군 복무에 부적합다고 볼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법원에 성별정정허가 신청을 했으니, 최소한 법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전역 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지 않고 전역 결정을 내린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A 하사 측은 ①법원이 성별 정정을 허가해주면 ②법적으로 여성이 되므로, ③전역심사위원회에서는 자신을 여성으로 간주하고 심사해야 하고 ④그러면 음경⋅고환이 없다는 사유로 전역시킬 수 없다는 논리인 것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창수 변호사 "법원은 '성별 정정' 신청받아줄 가능성 높다"

A 하사 측 논리에 대해 법률 전문가는 어떻게 평가할까. 국방부 검찰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보인'의 천창수 변호사는 "법원이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받아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보인'의 천창수 변호사. /로톡DB


천 변호사는 "법원은 성별 정정 허가 신청에 대해서 '신분세탁'이 의심되는 경우나 기혼자의 경우 (배우자와 자녀의 복리를 고려하여) 허가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해당 부사관의 경우 미혼이고, 특별히 신분세탁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법원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천 변호사는 "이렇게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받아들이면 해당 부사관은 법적으로 여성이 된다"며 "이 경우 군 전역심사위원회에서는 해당 부사관이 여성임을 전제로 심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의 결정은 늦고, 전역심사위 결정은 빠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원의 결정보다 전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먼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법원 결정은 전역심사위원회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법원이 A 하사의 신청을 검토하는데에는 최소 몇 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한 주 뒤에 전역심사위원가 열리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A 하사의 요청에 따라 법원 결정 전까지 전역심사위원회 개최를 늦춰줄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높지 않다.


'군 검사' 출신 변호사가 본 소송 전망은

그렇다면, 강제로 전역을 당한 뒤 A 하사가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일 경우 승산이 있을까. 천창수 변호사는 "승산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천 변호사는 "전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재량이 광범위하게 인정된다"며 "일반적으로 명백하게 재량을 일탈⋅남용하지 않은 이상 승소판결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다른 일반 사건과 다른 면이 있다고 했다. 천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는 당사자를 남성으로 볼 것인지 여성으로 볼 것인지가 중대한 쟁점이고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결과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역 결정 후 시작될 소송에서도 '성별 정정 허가' 여부가 주요한 변수로 작용될 것이란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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