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입주민, LH 상대 49억 하자보수 소송서 33억 배상 판결 받아
세종시 아파트 입주민, LH 상대 49억 하자보수 소송서 33억 배상 판결 받아
설계도면 미준수·부실시공 등 아파트 곳곳에 결함 발생
법원 "지하주차장 방수 누락, 외벽 균열 등 기능상·안전상 하자 인정"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아파트를 건축하고 분양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낸 대규모 하자보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대전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세종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를 상대로 제기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서 "LH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약 33억 2449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입주 1416세대 뜻 모아 49억 원대 대규모 소송전 돌입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7년 9월경 아파트 사용승인 이후 입주가 시작되면서 불거졌다.
LH가 시공하는 과정에서 설계도면을 지키지 않거나 부실하게 시공한 부분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용부분은 물론 각 세대의 전유부분에 이르기까지 균열, 누수, 마감 불량 등 기능적, 미관적, 안전상 지장을 초래하는 하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에 아파트 자치관리기구인 원고(입주자대표회의)는 전체 1522세대 중 1416세대(전체 면적의 약 92.97%)로부터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양수받았다.
이후 LH에 지속적인 하자보수를 요청함과 동시에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의 하자보수비 명목으로 총 49억 4613만여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LH "도면 지시 없었다" vs 법원 "기본적인 안전과 내구성 확보해야"
재판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한 쟁점 중 하나는 '지하주차장 및 지하 부속실 벽체의 액체방수 미시공' 문제였다. LH 측은 설계도면상 방수층 시공 지시가 없었으므로 하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지하층의 내벽은 아파트를 지탱하는 주요 구조부이고, 흙에 접한 면은 지하 수위 상승으로 누수와 습기 유입이 잦은 공간"이라며 "방수 처리를 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내구성이 저하돼 안전상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도면에 별도 지시가 없더라도 방수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벽 균열 및 철근 노출 하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입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폭 0.3mm 미만의 미세 균열은 간단한 표면 처리만으로 충분하다는 LH의 주장과 달리, 법원은 "시간 흐름에 따라 빗물이 유입돼 철근이 부식될 수 있으므로 균열 폭과 관계없이 내부를 채우는 충전식 보수공법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 기계실의 진동 및 소음, 세대 내 싱크대 하부 바닥 마감 미시공, 욕실 액체방수 두께 부족 등 입주민들이 제기한 대부분의 결함이 시공상 하자로 인정됐다.
"지속적 항의, 적법한 권리행사"…다만 자연 노후화 감안해 책임 75%로 제한
LH 측은 사용검사 후 2~3년 차 하자에 대해 "입주민들의 제척기간(권리행사 기간)이 지났다"며 법적 책임이 소멸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해 하자 보수를 요구한 점을 들어, 이를 기한 내에 이루어진 적법하고 포괄적인 권리 행사로 판단했다.
다만, 청구된 49억 원의 손해배상액이 전액 인용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아파트 사용승인일로부터 약 4년 9개월이 지난 시점에 감정이 이루어져 자연발생적인 노후화 현상이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시공상 잘못과 노화 현상을 엄격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주자들의 사용 및 관리상 부주의로 하자가 확대됐을 개연성 등 공평의 원칙을 고려해 LH의 손해배상 책임을 전체 하자보수비의 75%로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