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들키자 '퍽퍽' 휴대전화 박살…증거인멸 처벌 안 되지만, 구속 가능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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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들키자 '퍽퍽' 휴대전화 박살…증거인멸 처벌 안 되지만, 구속 가능성 높아졌다

2022. 09. 22 16:00 작성2022. 09. 22 16:05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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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발각되자, 휴대전화 박살 낸 남성

본인의 죄 덮기 위해 한 행동, 처벌은 안 돼

단, 구속수사 및 불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될 가능성 높아

지하철에서 여학생을 몰래 불법촬영하다가 발각된 남성 A씨. 현장에 있던 고등학생들이 A씨를 붙잡자, A씨는 휴대전화를 부숴버렸다. 이런 경우, A씨는 범죄 증거를 없앤 셈이니 불법촬영 혐의뿐 아니라 '증거인멸죄'로도 처벌받게 되는 걸까. /유튜브 '뉴스TVCHOSUN'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인근 도로. 한 남성이 멀쩡한 휴대전화를 벽에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다. 그러기를 수차례. 어느새 휴대전화는 액정뿐 아니라 본체까지 박살 나 너덜너덜한 상태가 돼 버렸다.


사실 이 남성 A씨는 지하철역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학생을 몰래 촬영하다가 발각된 상황이었다. 이후 A씨는 현장에 있던 고교생들에 붙잡히자, 불법촬영 증거를 없애기 위해 휴대전화를 부순 것이다. 학생들은 증거인멸을 우려해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남겼다.


이런 경우, A씨는 범죄 증거를 없앤 셈이니 불법촬영 혐의뿐 아니라 '증거인멸죄'도 추가돼 처벌받을 거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증거인멸죄는 '타인' 형사사건 증거 없애야 성립

우리 형법은 형사 사건 등에 관한 증거를 없애거나 위조한 사람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한다. 처벌 수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이다(제155조 제1항). 그런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없애야 한다.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스스로 인멸했을 경우 처벌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 화평의 이광웅 변호사는 "A씨가 본인 사건(불법촬영)의 증거인 휴대전화를 파손한 행동은 현행법상으로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기원의 강기원 변호사도 "범죄자가 자신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며 대법원 판례를 소개했다. 대법원은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라며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하였다면, 다른 공범의 증거를 없앤 결과가 된다고 해도 이를 증거인멸죄로 다스릴 수 없다"고 했다(94도2608 판결).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화평'의 이광웅 변호사, '법률사무소 기원'의 강기원 변호사, '법무법인 새로'의 엄진 변호사. /로톡·로톡뉴스 DB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 가능성 높아져⋯재판시 불리하게 작용

다만, 증거를 없앤 행동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새로의 엄진 변호사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구속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구속 사유 중에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가 있다(제70조 제1항 제2호). 이미 한 차례 범행 증거를 인멸하려 했으니, '구속'을 염두에 두고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다.


향후 재판을 받을 때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강기원 변호사는 "범죄 증거를 없앤 행동은 재판부에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양형에 불리한 사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A씨가 휴대전화를 파손한 행위의 경우, 본죄인 불법촬영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불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광웅 변호사 역시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고 법원이 볼 수 있다"며 비슷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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