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날 돈 안 준 매수인 때문에 내가 이사 갈 집 계약 파기, 이럴 땐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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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날 돈 안 준 매수인 때문에 내가 이사 갈 집 계약 파기, 이럴 땐 어쩌죠?

2021. 10. 28 11:17 작성2021. 10. 28 11:32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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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지만, 최대 '계약금'까지만

추가 배상받으려면 '특약' 맺어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맺었던 매수인이 "약속한 날짜에 잔금 지급을 못 맞출 것 같다"며 통보해오면서 A씨의 모든 계획은 엉망이 됐다. 자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탓에 새집 계약도 파기됐고, 계약금까지 날린 상황. 무책임한 매수인에게 이 모든 손해를 배상하도록 할 순 없는 걸까? /셔터스톡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기로 하고, 새집으로 이사할 날만 기다리던 A씨. 자신의 아파트를 사기로 한 매수인 B씨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보내왔기에, A씨 역시 이사 갈 집의 주인에게 계약금을 치렀다.


그런데 A씨의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갑자기 B씨가 "약속한 날짜에 잔금 지급을 못 맞출 것 같다"며 통보해온 것. 일정을 한 달만 미뤄달라고 했다. 자신 역시 "현재 살고 있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그렇다"라는 말과 함께였다.


A씨로선 기존 집을 처분하고 마련한 돈으로 이사를 하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B씨가 보내올 잔금이 가장 중요한 자금원이었다. A씨는 어떻게든 B씨가 보냈어야 하는 잔금만큼 융통을 해보려 했지만, 갑자기 수억이 넘는 큰돈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A씨 집 계약은 파기됐다. 자신이 낸 계약금도 날렸고 이사를 앞두고 준비했던 모든 일정도 엉망이 됐다. 이 모든 건 B씨가 잔금을 제때 보내지 않아서 생긴 일.


A씨는 무책임하게 약속을 저버린 B씨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손해배상 청구는 된다⋯단, '계약금'이 최대

A씨처럼 부동산 매매계약 이후, 매수인이 잔금을 미지급해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매수인이 잔금을 미루는 등의 행동으로 손해를 끼쳤다면, 매도인(집주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이 사건 A씨는 B씨와 맺은 부동산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앞서 받았던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으로 취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매수인에게서 받았던 '계약금'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A씨는 B씨 때문에 새로운 집 계약이 파기됐다. 이로 인해 A씨가 다른 집주인에게 낸 계약금 등도 손해 보게 된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B씨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 대체 이유가 뭘까.


일반적으로 부동산 계약에선, 거래 대금의 10% 수준인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공인중개사협회 표준계약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있다.


또한 우리 대법원은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했다면, 별도 특약이 없는 한 이 금액에는 채권자(매도인)가 입은 통상손해는 물론 그 외 특별손해까지도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판시한 바 있다(92다41719). 이와 동시에 "채권자가 입은 손해가 미리 약속한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그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명수 변호사는 "이 외에 계약 해제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손해를 따로 청구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안전장치 두고 싶다면? 계약서 '특약' 넣어야

만약 매수인이 냈던 계약금보다 손해가 큰 경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안타깝지만 이 경우도 계약서 작성 시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면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A씨와 같은 사례를 겪지 않으려면, 별도의 손해배상 기준을 합의해서 특약으로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잔금이 지급되지 않았을 때 예상 가능한 손해 항목과 그 금액을 미리 특약으로 정해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보다 쉽게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손해배상액이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법원에서 일정 부분 감액을 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민법 제398조 제2항). 일률적으로 "전체 대비 몇 % 이상은 받을 수 없다"고 법률에 규정돼 있는 건 아니다. 우리 법원은 ▲계약당사자들의 지위나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전체 금액 대비 손해배상액의 비율 등을 두루 고려해 감액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즉, 법적으로 보면 현재로선 A씨가 매수인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 최대 손해배상액은 아무리 많아도 '계약금'까지라는 이야기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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