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빌라 사는 게 죄" 세차장 소음 항의했다가 직원에게 욕을 먹었다
"니들이 빌라 사는 게 죄" 세차장 소음 항의했다가 직원에게 욕을 먹었다
"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세차장 직원에게 욕설 듣고 갑질 당해" 온라인에 글 올라와
글 작성자 "빌라 사는 게 욕먹어야 하는 일? 해당 직원 모욕죄로 고소했다"
세차장 측 "욕설한 건 인정하지만, 작성자 가족이 먼저 욕설과 협박 했다"

서울 양천구의 한 24시 셀프세차장에 소음 문제를 항의했다가 "니들이 빌라 사는 게 죄니까 이사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16일자 주요 일간지 신문 1면은 '급등한 공시지가'로 뒤덮였다.
이런 와중에 "10억짜리 아파트 사는 사람한테 갑질을 당했다"는 소식이 공분을 샀다. 서울 양천구의 한 24시 셀프세차장에 소음 문제를 항의했다가, 오히려 직원한테 심한 욕설만 듣고 왔다는 사건이었다.
"나는 10억짜리 아파트에 사는데 니들이 빌라 사는 게 죄니까 이사가라."
"네가 내 월급 주냐. 징징 대지 말고 꺼져라."
피해자 A씨가 문제의 세차장 직원에게 들었다고 밝힌 욕설이다. A씨는 16일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이 직원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빌라에 살아서 죄송하지만, 저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냐"며 공론화에 나선 계기를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을 "세차장 앞 빌라에 사는 주민"이라고 소개하며 지금까지 겪은 소음 피해가 심각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해당 셀프세차장은 24시간 운영됐고, 새벽에도 1~2시간씩 주기적으로 세차 차량의 공회전 소리가 들려왔다"면서 "집안에서 매일 견디기 힘든 소음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A씨가 주장하는 피해 기간만 5년이었다.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모두 그때뿐이었다고 했다. 결국 지난 14일 저녁, A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과 함께 소음을 유발하는 세차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A씨 가족에게 돌아온 건 사과가 아닌 거친 욕설이었다. A씨는 "대뜸 직원으로부터 '가세요'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후 말다툼이 벌어지자 "이 직원이 욕설을 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손가락질로 위협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공개한 동영상 파일에는 세차장 직원 B씨의 수위 높은 욕설이 가득했다. "뭔데 남의 영업장 와서", "꺼지라고", "병X 같이 생겨서 시X X맞을라고" 등 이었다. 나이 지긋한 어머니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A씨는 "(녹화 영상이 있는데도) 직원 B씨는 자신이 욕설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가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주위에는 세차를 하던 손님 등 총 7~8명이 상황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A씨는 "동영상으로 찍은 것 외의 다른 정황도 (세차하러 온 손님들의)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을 것"이라며 "이분들이 영상을 제공하는 등 수사에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을 분석한 변호사들은 "B씨가 모욕죄로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도 "욕설을 했을 당시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모욕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도 "직원 B씨가 모욕죄로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률 자문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히 ②다른 사람을 ③모욕해야 한다. A씨의 주장과 그가 공개한 동영상 파일에 따르면 모욕죄 요건은 모두 성립했다. 문제의 세차장 직원 B씨가 다른 손님들 7~8먕이 보는 앞에서(①) A씨 등 가족에게(②) "병X 같이 생겨서" 등의 욕설(③)을 했기 때문이다.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A씨는 해당 영상을 경찰에 모욕죄 증거로 제출한 상태다.
이동찬 변호사는 "욕설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민사상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혹시 A씨가 세차장 측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는 일은 없을까.
직원 B씨는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영업방해 하지 말고 가라"고 주장했다. 우리 형법은 가게에서 소란을 피우는 행위를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라는 죄명으로 처벌하고 있다. 그렇다면 A씨가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그럴 소지는 적다"고 했다.
이동찬 변호사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위계(僞計⋅속임수) 또는 위력(威力⋅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무형적인 힘) 등이 필요하다"며 "지금 정도라면 업주의 수인한도에 포함되는 정당한 소음 항의 또는 쌍방의 말다툼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톡뉴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해당 세차장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해당 세차장 측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인근 주민 가족들이 찾아와 직원과 언성을 높여 싸운 건 사실"이라며 "직원이 욕설한 건 인정하지만 가족들이 먼저 욕설과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 가족이) '여기서 벌면 얼마나 버느냐' '너 일 그만둬라, 내가 돈 줄게' 등의 모욕을 했다고 하더라"며 "돈을 주겠다는 모욕적인 발언에 '나도 외제차 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뿐이며 '10억원 아파트에 산다' 등의 발언은 사실과도 전혀 다른 얘기"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