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핵 판매로 1억4천만원 챙긴 30대, 대법원 '범죄수익 추징' 판결
게임 핵 판매로 1억4천만원 챙긴 30대, 대법원 '범죄수익 추징' 판결
온라인 게임 조작 프로그램 판매자와 구매자는 '공동정범'... 판매 수익 전액 범죄수익으로 인정해 추징해야

기사 내용이 기반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통해 만든 참고 이미지.
온라인 게임 조작 프로그램을 판매해 1억 4400만원의 수익을 올린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해당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34세 A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온라인 게임에서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하는 '핵(해킹) 프로그램'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 내에서 자동으로 상대방을 조준해주고, 주변에 총을 쏴도 정확히 타격이 되는 반칙 프로그램으로, 정상적인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불법 소프트웨어였다.
A씨가 판매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게임 회사는 다른 이용자들의 민원을 처리하고 패치·보안 프로그램 개발에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했으며, 게임의 공정성이 훼손되어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받았다. 검찰은 A씨의 행위가 게임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하여 업무방해죄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개월과 함께 판매 대금 1억 4400만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형량은 유지했지만 추징은 명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핵 프로그램을 판매·배포해서 얻은 수익은 '게임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사용함으로써 업무방해를 한 행위'로 생긴 재산이라고 할 수 없다"며 "추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추징을 명령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범죄행위로 새로 만들어진 재산뿐 아니라, 범죄행위에 의해 취득한 재산도 구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 대상에 포함된다"는 기존 판례를 인용했다.
대법원은 "프로그램을 판매한 A씨와 이를 구입해 이용한 이용자가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이 된다면, 피고인이 얻은 판매 대금도 범죄 행위에 의해 얻은 재산으로서 추징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공동정범 관계에서의 범죄수익 추징에 관한 법리를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 A씨는 구매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게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할 것을 알고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구매자들은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실제로 게임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 이는 서로의 행위를 이용하여 업무방해라는 범죄를 실현한 것으로, 공동정범의 요건을 충족한다.
범죄수익 추징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범죄수익의 개념을 넓게 해석하여 범죄행위로 직접 생성된 재산뿐만 아니라 범죄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모든 재산적 이익을 포함한다고 보았다. 이는 부산지방법원 2021노881 판례와 같은 맥락으로, 불법 활동으로부터 얻은 수익은 범죄수익으로 간주되어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온라인 게임 조작 프로그램 판매와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도 범죄수익으로 인정하여 추징할 수 있다는 법적 선례를 확립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의 범죄행위와 그로 인한 수익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범죄수익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공동정범 관계에서의 범죄수익 추징에 관한 법리를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법적 의의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