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 빼고 직거래했는데…어느 날 법원에서 '수수료' 소장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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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빼고 직거래했는데…어느 날 법원에서 '수수료' 소장이 날아왔다

2025. 11. 05 11:2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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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배제' 분쟁 피하려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업에 꼭 필요한 창고를 구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법원에서 날아온 소장 한 통에 A사 대표는 눈을 의심했다. 분명 중개인을 빼고 임대인과 직접 맺은 계약인데,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라'는 날벼락 같은 요구였다.


부동산 직거래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중개인 패싱' 분쟁, 법적 쟁점과 해결책까지 짚어봤다.


사건의 시작은 평범했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창고를 찾던 A사는 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물을 소개받았다. 현장에서 임대인과 잠시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 중개인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A사는 중개인의 적극적인 조건 조율이나 협상 과정 없이, 단순히 매물을 구경한 수준에 그쳤다고 기억했다.


며칠 후, A사는 내부 사정으로 해당 창고 임차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행동이었다.


A사는 임대인에게 직접 연락해 "저희는 계약이 어려우니 다른 임차인을 구하셔도 좋다"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 임대인 역시 이를 받아들이면서 양측의 협상은 공식적으로 종료된 것으로 보였다.


끊어진 인연의 부활, 임대인의 '역제안'

며칠 뒤, 예상치 못한 전화가 걸려왔다. 다름 아닌 임대인이었다. 그는 "아직 매물을 구하는 중이냐"고 물으며 A사에 다시 한번 계약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A사와 임대인은 중개인 없이 직접 소통하며 임대 조건과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양측은 합의에 이르렀고, 새로운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돌아온 중개인의 청구서, 누구의 몫인가

문제는 계약 직후 터져 나왔다. 처음 매물을 소개해줬던 중개인이 "중개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직거래했다"며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사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송은 시작됐다.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중개행위와 계약 성립 사이의 인과관계 그리고 중개인의 결정적 기여 여부로 꼽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단순히 소개만 하고 실질적인 계약 중개나 협의 조율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수수료 청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중개인이 계약 성사를 위해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A사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대목이 중요하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는 "A사가 다른 임차인을 구해도 좋다고 의사를 표시한 것은, 중개행위와 최종 계약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중개위임계약이 사실상 종료된 후, 별개의 협상으로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법원이 중개인의 최초 소개 행위를 '결정적 기여'의 일부로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중개업자가 계약 성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에도 배제됐다면, 법원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기여도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한다"며 엇갈리는 판례를 소개했다. 결국 재판부가 A사의 계약 과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판결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나도 당할 수 있다? '중개인 배제' 분쟁 피하는 법

이와 같은 분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의도치 않게 소송에 휘말리는 일을 막기 위한 행동 지침은 아래와 같다.


의사표시는 명확하고 확실하게

중개인을 통해 소개받은 매물에 대해 협상을 중단할 경우, 그 사실을 중개인과 거래 상대방 모두에게 문자나 이메일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명확히 알려야 한다.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식의 모호한 표현은 분쟁의 씨앗이 된다.


새로운 협상은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라

만약 거래 상대방과 직접 다시 협상하게 된다면, '이전 협상과는 무관한 새로운 논의'임을 대화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소송을 당했다면 '답변서'가 첫 단추

만약 소장을 받았다면 첫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답변서에 중개인의 역할이 단순 소개에 그쳤다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인과관계가 끊겼음을 입증할 증거(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를 첨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논리적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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