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연인 태우고 커브길 시속 120km 추락사고…살인미수일까, 아닐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헤어지자는 연인 태우고 커브길 시속 120km 추락사고…살인미수일까, 아닐까

2022. 09. 05 09:0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살인미수도 유죄로 인정한 1심 징역 6년

감금 등만 유죄로 본 2심은 징역 3년

이별을 통보한 연인을 차에 태워, 난폭운전을 하다 추락사고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교통사고를 살인미수라고 봤지만, 2심은 이를 무죄로 판단했다. /셔터스톡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차에 태워 난폭운전을 하다가 추락사고를 내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2-3형사부(재판장 이상호·왕정옥·김관용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감금 등의 혐의를 받는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1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 감금 등의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 1일 0시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부근에서 '헤어지자'고 말한 여자친구 B씨를 차에 태운 뒤 17분간 난폭하게 운전을 했다.


그러다 경기 광주의 한 도로 좌회전 커브 길에서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꺾어 가드레일 너머 7m 아래 도로로 차량을 추락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B씨는 두개골 선상골절(금이 간 상태) 등의 부상을 입어 4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심 "같이 죽자며 운전, 살인미수 유죄"⋯2심 "도로 습기로 차량 미끄러졌을 가능성"

이후 A씨는 살인미수, 감금, 음주측정거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A씨는 "앞차를 추월하려다 핸들 제어가 되지 않아 차량이 미끄러져 사고가 났을 뿐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같이 죽자'며 운전을 시작한 점 등을 근거로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차량 블랙박스 칩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고, '당일 비가 와 도로가 미끄러웠다'고 주장하지만 당일 사고 발생 지역 강수량이 전혀 없었던 점 등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도로가 미끄러워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사건 전날부터 당일 6시 무렵까지 사고 지점 부근에 강수량이 전혀 없었다"면서도 "당시 장마철로서 습도가 약 97%에 달했고 사고 장소 근처에 있는 공원에 저수지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노면 습기로 미끄러웠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A씨 차량의 속도가 시속 120㎞ 이상이었던 점, A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춰봐도 차량이 미끄러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재판부는 "A씨는 평소에도 피해자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당시 방범용 CC(폐쇄회로)TV에 촬영된 영상에 의하면 A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를 향해 달려갔으며, 피해자에게 옷을 가져다주는 등 경찰차가 올 때까지 피해자와 함께 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살인 고의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감금, 음주측정거부 혐의에 대해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선고 이후 A씨와 검찰 측 모두 상고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