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하면 트랜스포머만 떠오르는 당신을 위한 핵심 정리
'옵티머스' 하면 트랜스포머만 떠오르는 당신을 위한 핵심 정리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모을 때, 사모펀드 족쇄 풀어줬던 금융당국
5000억대 피해 낳고서야 '환매 중단'⋯"제도 공백 때문"이라는 분석 우세했지만
내부 문건 공개되며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져⋯현재진행형

안전 자산에 투자하겠다던 투자금을 부실기업에 투자하며 1조원대 펀드사기를 친 자산운용사가 있다. 바로 '옵티머스'다. /네이버 영화 스틸컷⋅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중심에 서 있는 건 '옵티머스 펀드'. 1조원대 펀드사기를 친 자산운용사다. 이들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겠다던 투자금을 부실기업에 투자했고, 현재 대표⋅이사 등 핵심 인물들이 모두 구속된 상태다.
몇몇 사람들의 일탈로 치부됐던 이 사건이 최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졌다. 언론에서는 '단독', '속보' 기사가 쏟아지고, 검찰 총장과 대통령까지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실제 전담수사팀도 기존의 2배인 18명으로 대폭 늘었다.
라틴어로 '대단히 착한 사람들, 귀족'이란 뜻을 가진 옵티머스(optimius). '착한 사람들'이 벌인 이 사건은 초강력 태풍이 될까, 아니면 찻잔이나 흔들고 말까. 로톡뉴스가 이 사건의 역사를 총정리했다.

지금은 불법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옵티머스 등의 사모펀드. 하지만 이때는 달랐다. 당시 금융당국은 오히려 사모펀드를 장려하며 각종 규제를 풀어줬다. 혁신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시대의 총아'쯤으로 특별 대우를 받았다.
'최소 자본금' 등 진입 장벽만 해도 지난 2015년 기존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설립 기준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인가제'에서 등록하면 되는 '등록제'로 바꿨다. 영업 시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적 요건도 '금융권 경력 3년 이상 직원 3명'으로 대폭 낮췄다.
사실상 모든 제약조건을 풀어준 셈이었다. 사모펀드계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 무렵 지금의 '옵티머스 펀드'도 투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6월, "공공기관 투자로 연 3%의 수익을 안전 보장한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사기를 위해 모은 돈이었다. 당시 기관, 개인까지 투자자로 몰리며 1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모였지만, 이 돈은 당초 약속했던 곳이 아닌 아주 위험한 곳으로 흘러갔다. 급기야 3년 만인 지난 6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다. 현재 피해 금액은 5000억원, 피해자는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원인 분석은 '구멍 난 사모펀드 규제 시스템'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 사모펀드는 투자 정보를 모두 운용사(옵티머스)가 독점한다. 나머지 기관(판매사⋅수탁사⋅사무관리사 등)은 이를 알 수 없는 시스템이므로 "옵티머스 일당이 이러한 제도 공백을 악용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이들 수법은 대담했다. 대표⋅이사⋅주주 등이 각자 특기를 살려 '기획-실행-자금 조달'이라는 분업 체계를 만들었다. 대표가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 이사가 문서 위조 등 실무를 담당하고, 주주가 자금을 끌어와 '돌려 막기' 투자를 하는 식이었다.
당시 주요 역할을 한 이사의 배우자가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의 비호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긴 했지만, 그때까지는 단순 '의혹'에 머물렀다. 자문단 멤버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가있다는 것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데 그쳤다.

판도가 뒤집혔다.
'펀드 하자 치유'라는 제목의 문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다. 옵티머스를 직간접적으로 도운 정⋅관계 인사 약 20명의 실명과 직책이 빼곡하게 실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보이기 위한 가짜 문서"라며 선을 그었지만, 바로 다음날 의혹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문서가 공개됐다(JTBC).
"인맥을 총동원해 금감원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옵티머스가 금융감독원⋅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었다. 여기엔 이들이 환매를 중단하기 전에 어떻게 시간을 벌지, 어떤 기관에 로비를 집중해야 하는지 등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의혹이 폭발했다. 추 장관이 "가짜"라고 못 박은 문서는 검찰 공소장에 실려있었다(중앙일보). 로비 창구로 의심되던 고위 공직자와 기업 간부 출신 인사 등 '배후'가 줄줄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 있다. 내부 문건 속 국세청 고위 공무원은 실제 옵티머스가 인수한 회사의 사외이사로 드러났다(조선비즈).
심지어 금감원은 옵티머스의 재무건전성 검사를 했을 당시 다른 운용사의 2배의 시간(112일)을 줬던 것으로 확인됐다.(중앙일보) 베일에 가려져 있던 '펀드 하자 치유' 문서 명단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드러났다.(KBS)
실제로 진영 장관과 배우자, 아들은 총 5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4개월째 지연되던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철저 수사", "수사팀 대폭 증원" 등 세 번 연달아 지시를 내렸고, 실제 현재 수사팀은 기존 9명에서 모두 18명으로 확대됐다. 회계에 빠삭한 검사와 각종 권력비리 수사(국정농단⋅사법농단⋅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실소유 수사 등)에 선이 굵은 '특수통' 검사 5명이 포함됐다.
최재순(사법연수원 37기) 대전지검 검사, 최종혁(36기) 광주지검 검사, 김창섭(37기) 청주지검 검사, 남대주(37기)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 남재현(변호사시험 1기) 서울북부지검 검사다. 남 검사는 금융감독원 조사국 출신으로 CPA(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4일 "청와대는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그 전까지 검찰 수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정부 기관들은 '수사 협조' 모드로 돌아섰다.

이 사건의 결말은 아직 '미정'이다. 일각의 주장대로 '권력형 게이트'가 될까. 그저 소수의 사기행각에 그치고 말까.
이미지 출처 : 청와대⋅검찰⋅금감원⋅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은행 홈페이지⋅연합뉴스⋅SBS 캡처⋅셔터스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