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워크샵 장기자랑 참가, 신입은 필수? 은근한 압박도 위법이다
회사 워크샵 장기자랑 참가, 신입은 필수? 은근한 압박도 위법이다
신입사원 장기자랑 강요?
고용부 매뉴얼에도 '괴롭힘' 명시

"전 직장 대기업이었는데 신입사원들 회식에서 장기자랑 강제로 시킴"이라는 내용의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작성자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구체적인 준비 지시까지 있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워크숍 장기자랑, 우승 상금 250만 원입니다. 다들 자유롭게 참여하세요."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작성자는 "자유라고는 하지만 선임에게 물어보니 '좀 그러면 안 해도 된다'는 애매한 답변이 돌아왔다"며 "참가 안 해도 정말 상관없을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댓글 창은 곧 성토의 장이 됐다. "전 직장 대기업이었는데 신입사원들에게 회식 장기자랑을 강제로 시켰다", "사내 메신저로 대놓고 준비하라고 했다"는 경험담이 쏟아졌다.
즐거워야 할 워크숍과 회식이 공포의 장기자랑으로 변질된다면, 법의 눈으로 볼 때 문제는 없을까.
"안 하면 불이익"... 그 순간 괴롭힘이 됩니다
회사가 장기자랑 참여를 강요하고, 불참 시 불이익을 준다면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장기자랑은 업무와 무관한 여흥 활동이다. 이를 강제하는 것 자체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벗어난 행위다.
특히 불참을 이유로 인사평가에서 점수를 깎거나, 따돌림을 주도하거나, "사회생활 못한다"며 부정적 평판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이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에도 "행사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하고, 근무 시간 외 연습을 지시하는 행위"를 대표적인 괴롭힘 사례로 명시하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1년 판결에서 "구성원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는 회식을 원할 수는 없으며,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구성원에게는 회식 참여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2020가합56617 판결). 장기자랑 강요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위법한 행위다.
"신입이니까 해봐"... 강요도 불법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는 신입사원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것은 더욱 악질적인 괴롭힘이다.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신입사원의 처지를 악용한 지위의 우위 남용이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신입사원에게만 장기자랑을 강제하는 행위가 ▲업무 연관성이 없고 ▲개인에게 수치심이나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며 ▲근무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법적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만약 회사가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할 경우, 피해자는 노동청에 진정을 넣거나 민사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최근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 회사가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