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돈 번다며 복지 끊겼다”…익산 모녀 사망, 제도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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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돈 번다며 복지 끊겼다”…익산 모녀 사망, 제도 책임 없나

2025. 05. 21 14:1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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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의료급여는 아직도 가족 소득 기준”

수급자 책임 전가에 '빈곤층 처벌' 지적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5년 5월 21일 방송 장면.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18일 전북 익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의 가방 속엔 ‘병원비 부담’이 적힌 쪽지가 있었다.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라 17년간 수급 혜택을 받다가, 큰딸의 취업으로 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이들.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이는 단순한 개인 비극이 아닌 제도적 결함이 빚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단언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지금도 남아 있다

정 사무국장은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엔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익산 사례에서 모녀가 수급 탈락 사유로 지목된 것은 ‘취업한 딸의 소득’이었다. 다만 이는 주거급여에만 폐지됐을 뿐, 생계·의료 급여에는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진다.


이어 정 사무국장은 “부양을 실제로 하고 있지 않아도 가족이면 수급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그 입증 책임도 전적으로 수급자 본인에게 전가된다”며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병원비 무료?…비급여는 전액 자부담

숨진 어머니의 유서에는 병원비에 대한 고통이 명시됐다. 정 사무국장은 “의료급여 수급자도 건강보험처럼 비급여 항목은 전액 본인 부담”이라며, “장애인·노인 등 의료 취약계층이 많은 수급자들에게 ‘미충족 의료’는 일상적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급여 ‘정액제 → 정률제’ 개편안에 대해선 “병원비 예측이 어려워지고 치료 포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사실상 병원 갈 권리를 박탈하는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현행 정액제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급여 항목에 대해 일정 금액만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정률제는 병원비의 일정 비율을 본인부담금으로 납부하게 하는 방식이다.


제도의 허점, 헌법상 생존권 침해될 수도

헌법 제34조는 국가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도가 현실적 어려움을 외면하고 복지 신청자에게만 입증 책임을 지우는 구조는 헌법 정신과 충돌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 가구에 대해 월 최대 76만 원(1인가구 기준)의 생계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 “공과금·식비·의료비를 포함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생활 가능한 수준으로 보장금액을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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