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43)] 소장은 많은 법원 중 어디 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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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43)] 소장은 많은 법원 중 어디 내야 하나

2023. 03. 09 10:13 작성2023. 03. 09 11:09 수정
호문혁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omo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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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조직과 관할법원

소장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되어 있는 법원 중 어디에다 내야 할까? /연합뉴스

소장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되어 있는 법원 중 어디에다 내야 할까?


우리나라 법원에는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의 세 등급이 있다. 지방법원은 서울(중앙, 동부, 서부, 남부, 북부)과 춘천, 의정부, 인천, 수원, 대전, 청주, 대구, 울산, 부산, 창원, 전주, 광주, 제주 등 대도시에 설치되어 있고, 다른 중소도시에는 지방법원지원이, 그 외에도 간단한 사건을 심판하는 시군법원도 방방곡곡에 설치되어 있다. 고등법원은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수원에, 대법원은 서울에 설치되어 있다.


지방법원은 세 명의 판사가 재판하는 합의부와 판사 혼자서 재판을 하는 단독판사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법원에서는 원칙적으로 단독판사가 심판하지만 크고 복잡한 사건은 합의부가 심판한다. 소액사건은 일반 민사소송과 달리 단독판사가 간단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예외적인 절차로 규정되어 있는데, 현재는 3천만 원 이하인 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다 보니 전체 민사사건의 70% 정도를 이 예외적 절차로 심판을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었다. 더구나 3천만 원은 소액이 아니라 웬만한 직장인의 연봉에 버금가는 거액 아닌가?


처음 소를 제기하면 그 소송은 제1심법원인 지방법원의 심급관할(審級管轄)에 속한다. 아무리 더 권위 있어 보이는 고등법원이나 대법원의 재판을 받고 싶어도 바로 그런 상급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송과 관련된 장소에 따른 관할을 토지관할(土地管轄)이라고 한다. 제1심 토지관할 법원은 기본적으로는 사건의 내용과 관계없이 피고의 주소지, 또는 피고 법인의 주된 사무소나 영업소(본점)가 있는 곳의 지방법원이다(보통재판적). 즉 원고는 피고가 있는 곳에 가서 소송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밖에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특별히 정한 관할 기준이 있다(특별재판적). 예를 들면, 재산권에 관한 소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이나 피고의 거소지 법원에, 사무소 등에 계속 근무하는 사람을 피고로 하는 소는 그 사무소 소재지의 법원, 불법행위에 관한 소는 불법행위를 한 곳의 법원, 부동산에 관한 소는 부동산 소재지의 법원, 상속에 관한 소는 피상속인(사망자)의 주소지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


허생원이 김선달에게서 10억 원을 받으려는 소송에서 김선달의 주소지가 춘천이고, 지급 장소가 청주이면 이 사건의 관할법원은 피고 주소지를 관할하는 춘천지방법원과 의무이행지를 관할하는 청주지방법원이 된다. 원고 허생원은 춘천지방법원이나 청주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한다. 맹진사가 이춘풍을 상대로 한 제주시 소재 가옥의 소유권 확인소송에서 이춘풍의 주소지가 창원이면, 그 주소지에 있는 창원지방법원과 부동산 소재지에 있는 제주지방법원이 관할법원이 된다. 원고 맹진사는 창원지방법원이나 제주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한다. 관할권이 없는 다른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관할위반이 된다.


그런데 허생원과 김선달이 법이 정한 춘천이나 청주에서 소송하지 말고 수원지방법원에서 소송을 하자고 합의하면 그에 따라 수원지방법원에 관할권이 생긴다. 이를 합의관할(合意管轄)이라고 한다. 그리고 맹진사가 법이 정한 관할법원이 아닌 부산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춘풍이 관할위반이라는 주장 없이 순순히 출석해서 변론을 하였으면 부산지방법원에 관할권이 생긴다. 이를 변론관할(辯論管轄)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건에 따라서는 공익적인 이유로 당사자들이 임의로 관할법원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한 경우도 있다. 이를 전속관할(專屬管轄)이라고 하는데, 법조문에 "○○법원의 전속관할"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수소법원(受訴法院, 소를 제기받은 법원)에서는 관할권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만일 관할권이 없으면 관할법원으로 사건을 이송(移送)한다. 다만 전속관할이 아닌 경우에는 관할위반이라도 변론관할이 생길 여지가 있으므로 일단 심리를 개시하고 피고가 관할위반을 주장하면 관할법원에 이송한다.


토지관할은 당사자나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서 소송을 하여 편리하고 효율적인 심리를 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여 규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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