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도청하냐" 망상 빠져 이웃 장도리로 내리친 조현병 환자, 징역 4년
"날 도청하냐" 망상 빠져 이웃 장도리로 내리친 조현병 환자, 징역 4년
"도청하냐" 묻더니 장도리 휘둘러
이웃 주민 두개골 함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을 도청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이웃 주민을 흉기로 무참히 폭행한 조현병 환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살인미수 및 치료감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범행에 사용된 장도리를 몰수함과 동시에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도청하냐" 묻더니 흉기로 무차별 폭행
사건은 지난 2023년 9월 27일 저녁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당시 조현병을 앓고 있던 A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웃 B씨가 자신을 도청한다고 생각했다.
A씨는 길이 31cm의 장도리를 들고 B씨의 집을 찾아갔다. 현관문을 열고 나온 B씨에게 "도청하냐", "너 내 유튜브 봤지"라고 따져 물었다. 놀란 B씨가 119에 신고하자, A씨는 들고 있던 장도리로 B씨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B씨가 "살려달라"며 손으로 머리를 가렸음에도 A씨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손등과 머리를 재차 가격했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피신해 주저앉은 B씨를 따라가 계속해서 폭행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이 범행으로 B씨는 두개골이 함몰되고 이마가 찢어지는 등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살해 의도 없었다" 주장했지만…법원은 '살인미수' 인정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에 대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장도리가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위험한 물건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장도리로 사람의 머리 부분을 함몰골절이 생길 정도로 강하게 내리칠 경우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B씨가 상당한 양의 피를 흘린 점 등을 근거로 B씨에게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했다.
"범행 참혹하지만 심신미약 상태 참작"…징역 4년·치료감호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이어 B씨가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며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짚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피해망상 등 조현병 증상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음을 인정했다.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정신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씨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가족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워 국가의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치료를 함께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