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송환 피한 손정우, 아버지가 직접 고소한 혐의로 구속영장 심사 받는다
미국 송환 피한 손정우, 아버지가 직접 고소한 혐의로 구속영장 심사 받는다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이르면 9일 밤 구속 여부 결정
혐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미국 송환 막기 위한 아버지의 노림수

지난 7월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는 손정우의 모습. /연합뉴스
최악의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운영자로 역사에 남게 될 '웰컴 투 비디오'의 손정우(24). 그에게 6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보통 구속영장 청구는 '정의 구현을 위한 첫 단추'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번 구속영장을 그렇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손정우 아버지의 꼼수'가 결국 통하는구나"하는 탄식이 더 많이 들려왔다.
손정우에게 영장이 청구되도록 각종 혐의로 고소⋅고발한 사람이 다름 아닌 손정우의 친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손정우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직접 고소⋅고발한 건 지난 5월이었다. 아들이 자신 개인정보를 이용해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했고, 거기서 범죄수익금을 관리했으니 "처벌해달라"고 했다.
이때부터 '진짜 처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당시 손정우는 미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해있었는데, 이 송환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꼼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꼼수가 가능할 수 있는 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특별한 원칙 덕분이었다. "한 번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다시 재판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그것이다.
손정우는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를 운영했다는 혐의로는 국내법원의 처벌을 받은 상태였다. 그래서 미국 법무부는 그 혐의 말고 자금세탁죄를 적용해 "미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혐의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어긋나니, 그렇지 않은 혐의를 찾아서 적용한 것이었다.
그러자 손정우 아버지가 미국의 자금세탁죄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범죄수익 은닉죄로 아들을 직접 고소⋅고발한 것이다. 미국의 자금 세탁죄는 최대 20년형까지 나올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최대가 5년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이런 꼼수를 두고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 분석은 '적중'했다. 지난 7월, 서울고법에 열린 범죄인인도심사에서 손정우는 이 '아버지의 고소⋅고발' 덕분에 살아났다.
당시 '불허' 결정을 내린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혐의는) 한국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 결과 손정우는 "앞으로 이어질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으라"는 당부를 받고, 이날 곧바로 풀려났다.
이후 추가 수사는 경찰이 맡았다. 서울중앙지검이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사건을 넘기면서 수사 지휘만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4달 동안 경찰청은 손정우와 아버지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고, 이때 손정우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면, 형량은 훨씬 높다. 50만달러 이상일 경우 최대 징역 20년, 이를 밑돌면 10년이다.
손정우가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며 비트코인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4억원 상당이었으니, 최대 10년까지 처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일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