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먹튀' 논란 양팡⋯주장 모두 사실이라면 부모님은 범죄자, 공인중개사는 1억 물어야
'계약금 먹튀' 논란 양팡⋯주장 모두 사실이라면 부모님은 범죄자, 공인중개사는 1억 물어야
효녀 유튜버로 알려진 '양팡', 부동산 계약금 먹튀 논란
양팡의 해명 "부모가 무권대리로 매매계약, 난 아무것도 몰랐다"
변호사들 "양팡의 주장 인정되면, 부모와 공인중개사 법적책임지게 돼"

구독자 250만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양팡'이 오늘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에 오르내렸다. '부동산 계약금 먹튀' 의혹 때문이다. /양팡 유튜브 채널 캡처
구독자 250만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양팡'이 오늘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에 오르내렸다.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한 뒤에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부동산 계약금 먹튀' 의혹 때문이었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양팡은 1억원 상당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1억원은 큰돈이지만, 유튜브 광고 수익으로만 한 달에 2억 5000만원을 버는 양팡이 내지 못할 돈은 아니다. 양팡이 논란을 해명하면서 내뱉은 말이 진짜 문제다. 그는 "부모가 본인 허락 없이 양팡 명의로 계약을 했다"고 했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부모를 '사문서 위조범'으로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평소 가족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시키는 등 '효녀 마케팅'을 해왔던 유튜버 양팡. 만약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부모 탓을 한 거라면 그동안 쌓아온 정체성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주장을 한 셈이다.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부모를 범죄자로 만든 꼴이다.
유튜버 양팡을 둘러싼 '부동산 먹튀' 논란. 어떤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변호사들과 함께 짚어봤다.
의혹은 지난 27일, 유튜버 '구제역'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 257만 효녀 유튜버 양팡의 부동산 계약금 1억 먹튀, 사문서위조에 관한 재밌는 사실들'이라는 영상을 게재하며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양팡은 부산광역시 동구에 있는 80평 크기의 펜트하우스를 구입하기로 한다. 매매가는 10억1000만원이었다. 양팡 부모와 집주인은 부동산에서 공인중개사가 입회한 가운데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양팡은 미용실에 가느라, 계약 장소에는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팡 측은 연락 두절됐다. 알고 보니 다른 집을 구입한 것. 집주인은 계약을 이행하라고 주장했고, 양팡 측은 계약금을 주지 않았으니 계약은 없던 것(해지)이라고 반박하며 공방이 시작됐다.
양팡은 자신에게 법적책임이 없다며, 논란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근거로 제시한 것이 '부모의 무권대리(無權代理)'다. 무권대리란 법적 권한이 없는 사람이 타인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양팡은 자신의 부모가 자신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채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몰래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즉 부모가 자신 몰래 한 계약이니, 관련한 책임이 없다는 의미다.
또한, 매매계약이 무권대리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해당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과 ① 양팡의 부모는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로 처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양팡의 말이 사실이라면 무권대리를 한 양팡의 부모는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로 처벌된다고 말했다. 해당 죄는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와 같이 위조된 사문서를 행사한 경우 성립한다.
법무법인 법과 사람들의 우희창 변호사는 "양팡의 말에 따르면, 양팡의 부모가 허락 없이 양팡 도장을 들고 가서 임의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된다고 했다. 우 변호사는 "이런 경우 양팡의 부모는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덕명법률사무소의 현창윤 변호사는 "무권대리가 인정될 여지는 거의 없어보이지만, 인정되더라도 어떻게든 자충수로 보인다"며 "부모가 사문서위조의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 박동균 법률사무소'의 박동균 변호사도 "(만일) 양팡 부모가 부동산 공인중개사에게 위임장을 제시했는데, 그 위임장이 양팡의 허락이나 승낙을 받지 않은 위조된 위임장이라면 사문서위조로 처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결과 ② 부동산중개인,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
양팡 부모의 무권대리는 부동산중개인에게도 불똥이 튀게 한다. 중개인은 집을 팔려는 매도인과 사려는 매수인이 실수 없이 매매계약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어느 한쪽도 손해를 보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의 2는 "공인중개사는 중개 업무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주민등록증 등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증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만약 무권대리가 사실이라면, 양팡 측의 매매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셈이 된다.
박동균 변호사는 "부동산중개업자가 계약 중개 과정에서 양팡 측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위임 관련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면, 매도인(집주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개인이 매수인인 양팡 측의 위임장에 법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중개한 결과, 매도인인 집주인에게 손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지게 된다는 취지다.
현창윤 변호사는 "대리권 미확인 등 공인중개업법상 중개 사고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며 공인중개사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했다.
우희창 변호사도 "공인중개사가 관련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무권대리인 상태에서 계약이 체결돼 양팡이나 매도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공인중개사법 제30조 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고 했다.

앞서 양팡 측은 집주인의 계약이행 요구에 "계약금을 준 게 아니니 계약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계약서를 작성해도 계약금을 주지 않으면, 계약은 무효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양팡은 "공인중개사는 계속해서 가계약금(5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무효한 계약이라고 (양팡의) 어머니에게 수차례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성립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밝혔다.
현창윤 변호사는 "흔히 하는 오해인데, 계약금을 주지 않았다고 해서 계약 무효가 되는 건 전혀 아니다"며 "계약서에 인감도장이 날인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합의의 증거며, 계약은 이런 합의로 성립이 된다"고 말했다.
우희창 변호사는 "매매계약서가 정상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면, 계약금의 입금과는 상관없이 매매계약은 성립한다"고 말했다. 매매를 하겠다는 양측의 합의 즉 매매계약서만으로도 계약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박동균 변호사도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로 하기로 하는 등 특별한 조건을 달지 않았다면, 매수인이 일방적으로 계약금을 입금하지 않는 행위 등으로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했다.
